“선진국 탄소배출 감소 의지 부족” 스모그 국가 중국이 비판

입력 2013-11-25 17:45

중국과 미국이 환경 분야에서도 서로 상대방의 무책임을 지적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지난 23일 폐막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총회에서다.

중국은 이번 총회에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정치적 의지’가 부족하다”고 공격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5일 보도했다.

중국 대표단 대표인 셰전화(解振華)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은 “기후변화로 인한 도전에도 불구하고 일부 선진국들은 관련 기술과 자금을 개발도상국들에 제공하는 데 인색하다”며 이렇게 지적했다.

그러나 토드 스턴 미국 대표는 “중국 대표단의 발언은 시곗바늘을 거꾸로 돌리려는 듯한 느낌을 준다”고 반박했다. UNFCCC가 2015년에 채택하기로 돼 있는 2020년 이후에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자는 합의와 관련해 중국이 모든 회원국이 아니라 선진국에만 이행 의무를 지우자고 막판에 주장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SCMP는 미·중 간 충돌이 세계에서 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은 중국이 “우리는 개발도상국”이라며 선진국과 똑같은 탄소 배출량 감소 의무를 지기를 거부하기 때문에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 중국은 인도와 함께 선진국들에 맞서 “190여개 회원국이 2020년 이후 온실가스 감축을 ‘이행’하기로 했다”는 표현 대신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기로 했다”는 합의문 표현을 고집해 이를 관철시켰다.

이에 대해 ‘그린피스 동아시아’ 소속 환경활동가 리숴는 중국이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해 선진국과 개도국을 구분하려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UNFCCC의 토대를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