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세 수출에 직격탄… 10대 그룹 환차손 7600억

입력 2013-11-25 17:41

가파른 원화 가치 상승으로 올 들어 10대 그룹의 누적 환차손이 800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대부분 기업이 원화 강세, 엔화 약세로 수출에서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내년 원·달러 환율이 1000원 초반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어 산업계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재벌닷컴은 자산 기준 상위 10대 그룹(공기업 및 금융회사 제외) 소속 83개 상장사의 감사보고서에 드러난 환차손익을 집계한 결과 1∼3분기 누적 순환차손(환차익에서 환차손을 뺀 금액)이 7600억원이었다고 25일 밝혔다. 환차익은 15조9830억원, 환차손은 16조7430억원이었다. 지난해 1∼3분기 10대 그룹은 8640억원의 순환차익을 거뒀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SK하이닉스 등 수출기업이 1000억원 규모의 순환차손을 기록했다. 원화 강세가 계속되면 이들 기업이 타격을 입으면서 우리 경제 전반에 부담을 주는 악순환이 우려된다.

4대 그룹만 따져보면 삼성은 지난해 1∼3분기 1710억원 순환차손이 올 1∼3분기 2890억원으로 늘었다. 현대차는 2450억원 순환차익에서 1650억원 순환차손으로 상황이 역전됐다. SK도 1180억원 순환차익을 거두다가 2010억원 순환차손으로 돌아섰다. LG도 900억원 순환차익에서 2820억원 순환차손으로 바뀌었다. 4대 그룹의 순환차손만 9370억원이다. 우리 대표기업들이 환율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다.

원화 가치가 오르면 수출에 미치는 부작용은 크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내고 금융위기 이후 원화 가치가 10% 절상되면 수출이 5%가량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재계 관계자는 “원화절상 추세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과거보다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