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느낌 아니까∼” 마니아층 급증
입력 2013-11-25 17:40
“저도 할 수 있네요.”
지난 2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을 찾은 직장인 김지연(35·여)씨는 자신이 만든 커피 위의 라테 아트(우유거품으로 그린 그림)를 보며 신기해했다. 전시장에서는 올해로 12회째를 맞은 ‘서울 카페쇼’가 펼쳐지고 있었다.
카페쇼는 커피 관련 박람회로 일반인들이 바리스타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카페쇼를 찾은 김씨는 직접 커피를 내려보고, 커피를 볶는 로스팅과 라테 아트 등의 교육을 받았다. 김씨는 “카페쇼를 돌며 맛본 커피만 수십 잔”이라며 “세계 커피 시장의 최신 동향을 접할 수 있고, 최고의 바리스타들이 만든 커피를 맛볼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커피업계에서는 김씨 같은 커피 마니아층이 앞으로도 점점 더 많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25일 “커피 취향이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커피에 대한 지식을 전문적으로 탐구하는 일반인들도 급증하는 추세”라고 소개했다.
최근 동서식품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커피 소비자들의 원두 커피 소비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소비자 지불 가격 기준으로 올해 한국의 커피시장 규모는 6조1650억원이다. 이 중 원두커피는 2조5000억원으로 40%나 차지했다. 인스턴트 커피 중심에서 원두 중심의 고급 커피 시장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입맛도 다양해지고 있다. 한 커피 전문점 관계자는 “커피도 와인처럼 맛과 향, 생산지, 가공방식 등을 따져 가며 마시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고급화 추세 때문에 CJ푸드빌이 운영하는 카페 투썸은 최근 전 세계 전문가에게 인정받은 프리미엄 원두를 지난 20일부터 출시했다. 이 원두는 콜롬비아 커피 품질 평가대회인 COE(Cup of Excellence)의 최종 결선에 오른 상품으로 시트러스 풍미의 경쾌한 산미와 우아하고 풍부한 향이 잘 어우러져 있다.
커피를 더 잘 즐기기 위해 ‘커피 공부’를 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 카페쇼’뿐만 아니라 지난 20일부터 같은 장소에서 열린 커피 관련 전문가 토론회인 ‘월드 커피 리더스 포럼’에도 일반인들이 대거 참가했다. 지난해에는 일반인이 거의 눈에 띄지 않았던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아울러 커피 관련 동호회도 속속 생겨나 함께 커피 관련 공부를 하거나, 해외 동향을 주고받는 경우도 흔하다. 해외의 고급 커피를 공동 구입하거나 맛있는 커피집을 찾아다니며 시음 평가를 하는 일반인들도 많아지고 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