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산아제한 풀리자 화학업체 모처럼 스마일

입력 2013-11-25 17:38

중국이 30년 동안 묶어뒀던 ‘한 자녀 정책’을 풀자 경기침체로 고생하는 화학업체에 볕이 들고 있다. 중국은 지난 15일 부부 가운데 한 사람이라도 외동일 경우 자녀를 두 명까지 낳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단독 두 자녀 정책’을 발표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는 중국의 가임여성(23∼42세)이 790만명에 이르고, 이 가운데 48%가 바뀐 정책의 수혜자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산아제한 완화 소식은 유아용품 제조업체 주가 상승을 불러왔다. 유아용품에 들어가는 화학 원료를 생산하는 기업도 한껏 기대감에 부풀었다.

특히 화학업계는 기저귀에 주목하고 있다. 기저귀 재료인 고흡수성수지(SAP)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올해 기준 세계 SAP 수요는 약 200만t(약 50억 달러)이다. 유아용 기저귀 용도가 70%, 성인용 기저귀 용도가 20%, 여성 위생용품과 산업용이 각 5%를 차지한다.

SAP 시장이 가파르게 커지는 곳은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이다. 아·태 지역의 기저귀 보급률은 지난해 12%에서 2017년 20%로 증가해 연간 성장률이 8.9%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2017년 중국의 SAP 수요는 33만t으로 중남미 전체와 맞먹는 규모가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SAP 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당장 LG화학이 적극적으로 뛰고 있다. LG화학은 국내에서 SAP뿐만 아니라 원료인 아크릴산까지 생산하는 유일한 업체다.

LG화학은 여수·김천공장에 기저귀 180억장을 만들 수 있는 연간 18만t 규모의 생산설비를 갖췄다고 25일 밝혔다. LG화학은 미국 다우, 독일 바스프, 프랑스 아르케마, 일본 니혼쇼쿠바이와 함께 글로벌 아크릴산 시장의 65%를 차지하고 있는 ‘빅5’에 속한다.

LG화학은 SAP 수요가 커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여수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내년 초 준공하면 총 생산량이 26만t으로 늘어난다.

SK종합화학도 최근 일본 미쓰비시케미컬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울산에 연간 16만t 규모의 아크릴산 생산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016년 공장을 준공하면 SAP 시장에 본격 진입하게 된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