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미국 호접란 수출사업 결국 실패로 문닫는다
입력 2013-11-25 14:51
[쿠키 사회] 제주도의 미국 호접란 수출사업이 결국 실패로 문을 닫게 된다.
우근민 제주지사는 최근 제주도의회 정례회 도정질문 답변에서 미국 호접란 농장을 손해를 보더라도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우 지사가 민선 2기 재임 당시인 2000년 경영수익사업으로 추진했던 미국 호접란 수출사업이 끝을 맺게 된 것이다.
제주도는 2000년 도내 16개 농가가 참여하는 호접란 수출단지를 조성하고, 미국 LA인근 벤츄라카운티 소미스 지역에 4만2760㎡ 농장을 매입해 농장을 운영해 왔다.
투입된 예산만도 119억6700만원에 이른다. 최초 85억원을 투자해 30만 본의 제주산 호접란 미국현지 판매에 나섰으나 3년 만에 51억원의 적자를 내고, 제주도개발공사로 넘겨졌다.
제주도개발공사는 제주산 호접란 묘목을 포기하고, 대만이나 현지에서 사들여 조달하는 방식을 추진했다. 당초 취지와는 달리 사업내용이 변질됐고, 적자액도 21억원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2011년 행정안전부의 경영개선 명령이 내려지면서 지난달 14일까지 4차례의 경매가 이뤄졌으나 매입자가 없어 매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호접란 농장에 투입된 비용과 손실액은 12년간 157억원에 달한다.
제주도의회 서대길 의원은 “세밀한 검토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돼 온 지자체의 대표적인 실패사업으로 미국 호접란 농장이 거론되고 있다”며 “이 사업을 유지하는 것은 명분도 실리도 없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지적했다. 미국 호접란 농장을 과감하게 포기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우 지사는 이에 대해 사실상 사업실패를 인정하며 조기매각 방침을 밝혔다.
결국 미국 호접란 농장은 싼 가격에 매각이 추진돼 대표적인 예산 낭비 실패작으로 남게 될 전망이다.
제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