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협상 타결] 對이란 건설·플랜트 수출 확대 청신호

입력 2013-11-25 00:13

이란 핵 협상이 타결되자 국내 산업계가 반기고 있다. 대(對)이란 수출 증가는 물론 지역 안정화로 주변 지역까지 경기가 활성화되면서 제2의 중동 특수도 기대되고 있다. 아울러 이란의 석유 수출이 자유로워질 전망이어서 유가 하락도 예상된다.

◇건설·플랜트 수출 확대되나=그동안 이란과의 거래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때문에 에너지, 조선 등 분야에서 국내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피해를 봐왔다. 제재 여파로 올 들어 대이란 수출 규모는 10월까지 38억 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30%나 줄었다.

그러나 이번 타결로 이란과의 거래가 재개되면 건설과 정유·석유화학 플랜트, 에너지, 조선, 해운, 자동차 등 업종에서 교역이 늘 것으로 전망된다.

이란은 핵 관련 문제가 불거지기 전만 해도 석유·가스 플랜트 공사 발주가 많아 우리나라에 적지 않은 수출 실적을 가져다줬다. 해운 서비스 중단으로 어려웠던 철강과 자동차 등의 수출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건설 수주에서 이란은 우리 건설사가 1970년대 처음 진출한 이후 2000년대 중반까지 5위권 안팎을 유지해온 큰 시장이었다. 그러나 전쟁과 핵 관련 이슈 등으로 국내 건설사들의 이란 진출은 2000년대 중반 이후 거의 없었다.

현대경제연구원 김동열 정책연구실장은 24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우선 사회간접자본(SOC) 등 건설 분야에서 국내 기업들에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이란에 대한 제재가 풀리더라도 거래가 본격적으로 재개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또 타결된 핵 협상의 합의사항 이행 여부 등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내놓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란과 주변국의 수주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게 될 경우 ‘중동 건설 강국’인 우리나라가 큰 수혜를 입을 것이란 데에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다.

◇유가 하락 가능성=건설 수주 못지않게 유가 하락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산업은 석유 의존도가 높은 데다 석유를 가공한 화학 관련 제품도 많이 수출하고 있어 유가가 하락할 경우 채산성이 좋아지고 수출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4위 원유 보유국인 이란의 석유 수출이 자유로워질 경우 비단 중동산 두바이유뿐만 아니라 미국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나 북해산 브렌트유의 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일부 전문가들은 100달러 안팎인 유가가 10~12달러 내려갈 수도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실제 이란 핵 협상 타결을 전후해 국제 유가가 크게 출렁이기도 했다. 유가의 경우 당장 이란이 수출에 본격 나서지 않더라도 지역 안정에 따른 심리적 효과도 적지 않아 핵 협상의 완전 타결 이전이라도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