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터키 대사 출국조치… 악화일로
입력 2013-11-24 23:30
터키 총리가 자신과 가까웠던 무함마드 무르시 전 이집트 대통령을 두둔하고 이집트 군부를 비판하면서 양국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집트 외무부는 수도 카이로 주재 터키 대사를 ‘외교상 기피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선언하고 출국을 요청했다고 AP·AFP통신 등이 23일(현지시간) 전했다. 이집트는 터키와의 외교 관계를 부대사급으로 격하하고, 자국으로 긴급 소환한 터키 앙카라 주재 이집트 대사도 재임명하지 않기로 했다.
이집트 외무부는 성명에서 “터키 정부가 이집트에서 불안을 조장하는 단체(무슬림형제단)를 지원했다”고 비판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지난 21일 기자들과 만나 지난 4일 시위대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된 무르시가 첫 공판에서 혐의를 부인하고 군부를 비판한 데 찬사를 보냈다. 그는 이집트 군부의 무르시 축출과 시위대 유혈 진압을 비난하며 “이집트의 대통령은 여전히 무르시”라고 거듭 강조했다. 흑해 인근 도시 트라브존에서 연설하면서는 엄지손가락을 접고 나머지 네 손가락을 펴 보였다. ‘네 손가락’ 표현은 이집트에서 무르시 지지와 군부 반대를 뜻한다.
터키 외무부는 이집트와의 외교 관계를 대사대리급으로 격하하면서 이집트 정부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