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단 ‘발언’ 파문] 사제단은 어떤 단체… 천주교 입장 대변 못해

입력 2013-11-24 22:52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인권 신장과 민주화, 평화통일을 표방하며 만들어진 기독교 사회운동 단체다. 유신시대부터 반독재·민주화 운동을 주도해왔지만 한국천주교주교회의로부터 인준을 받지 않아 천주교의 공식 입장을 대변하지는 않는다. 사제단 관계자는 “회원제가 아니므로 정확한 인원은 파악할 수 없다”고 말했지만 500여명이 꾸준하게 활동해온 것으로 추정된다.

사제단은 1974년 7월 민청학련사건으로 지학순 원주교구 주교가 ‘반국가사범’이란 죄목으로 구속된 것에 반발, 같은 해 9월 26일 결성됐다. 1970∼80년대 군부독재 하에서 시국기도회 등으로 박정희정권의 탄압과 폭압 정치를 고발하고 유신헌법 반대운동과 긴급조치 무효화운동, 민주헌정 회복요구 등 독재에 저항하는 활동을 벌였다. 특히 1987년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을 폭로해 6월항쟁의 계기를 제공했다고 평가받는다.

사제단은 2007년 김용철 변호사와 함께 삼성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 사건을 폭로하며 이슈의 전면에 다시 등장했다. 2008년에는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을 요구하는 시국미사·집회를 개최하고, 용산참사 희생자를 위한 추모미사를 열었으며,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등 사회 현안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지나치게 정치적 편향성을 띤다는 비판을 받는다. 또한 1989년 사제단 소속 문규현 신부가 북한과의 합동 미사를 위해 방북했다가 귀환해 국가보안법 위반죄로 징역형을 선고받는 등 일부 사제단이 친북 성향을 보이는 게 아니냐는 논란을 낳기도 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