珍客은 없고 탐조객만 북적 화려한 群舞 접은 군산철새축제
입력 2013-11-24 18:44
“수십만 마리의 화려한 군무(群舞)를 거의 보지 못해 씁쓸하네요.”
3일간 철새축제가 열린 전북 군산시 금강호 주변에 정작 주인공인 철새가 예년보다 적어 탐조객들의 아쉬움이 컸다.
군산시는 22∼24일 금강호 주변에서 ‘자연과 인간의 아름다운 동행’이란 주제로 제10회 군산철새축제를 열었다. 하지만 주연격인 가창오리가 1만여 마리에 그쳐 안타까움을 전해줬다.
24일 시에 따르면 축제가 열린 이 일대에 나타난 철새는 하루 3만∼5만 마리에 불과했다. 이는 청동오리와 고니, 새기러기 등을 합친 숫자다. 가창오리는 이 지역 겨울 철새(50여종 70만∼80여만 마리)의 80%를 차지하고 있으나, 해마다 숫자가 줄어들고 있다. 결국 축제를 보기 위해 이곳을 찾은 탐조객들은 군무를 펼치는 겨울진객들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이에 군산시도 안타까움과 씁쓸함을 숨기지 못했다. 시는 축제100%즐기기를 비롯해 새 먹이통 만들기, 미꾸라지 포획 체험, 밀렵자를 잡아라 등 20여개 부수 행사를 추진했으나 철새구경이 부실해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했다.
한 관계자는 “지구 온난화 등 각종 악조건이 겹치면서 올해는 가창오리의 개체수 감소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다음 달과 가창오리가 대거 찾아오는 내년 2월을 기대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군산=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