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협상 극적 타결] 이란과 핵·미사일 개발 긴밀히 협력해 왔는데… 우군 잃은 北
입력 2013-11-24 17:59
이란이 서방국가들과의 핵 협상을 24일 일부 타결지은 것은 북한의 핵프로그램에도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과 이란이 핵 개발에서 서로 긴밀하게 협력해 왔다는 증거와 의혹들이 제기된 상태에서 이란이 핵을 포기할 경우 북한으로선 우군을 잃는 상황을 맞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북핵·이란핵 문제를 동시에 접근해야 했던 미국 행정부가 앞으로 북핵 문제에 주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북한과 이란 간 핵 커넥션 의혹은 수년 전부터 제기돼 왔다. 파키스탄 핵무기의 아버지라고 불리던 압둘 카디르 칸 박사는 1980년대부터 북한과 이란 양측에 핵시설 건설을 위한 지식과 기술을 제공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란은 2000년대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신고하지 않은 채 우라늄농축시설을 만들었고, 북한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지난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이 이뤄진 현장에선 이란 핵 과학자들이 직접 참관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이란이 북한에 수천만 달러를 지급하면서 핵실험을 참관했고, 북한 역시 이란 측에 최적화된 프로그램에 따라 핵실험을 단행했다는 것이다.
2011년에는 북한이 이란의 핵무기 생산을 돕기 위해 관련 프로그램을 제공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북한이 중성자 연쇄반응을 파악할 수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 ‘몬테카를로 N입자 익스텐디드’를 제공한 데 이어 북한 대표단이 이란을 방문해 국방부 관리들에게 프로그램 사용법을 알려줬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북한과 이란은 핵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장거리미사일 분야에서도 서로 협력했다는 의혹이 짙다. 미국의 북한전문 인터넷매체인 38노스는 최근 북한 함경북도 무수단리에 건설 중인 미사일 발사대가 이란의 로켓 발사장과 유사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남혁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