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단 ‘발언’ 파문] ‘발언’ 박창신 원로신부 “나는 종북 아닌 유공자”
입력 2013-11-24 17:37 수정 2013-11-24 22:57
북한의 연평도 포격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한 천주교 전주교구 박창신(72) 원로신부는 24일 “왜 분쟁지역에서 ‘불장난’을 하느냐”며 “연평도 발언은 평소 생각을 독도를 비유해 말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박 신부는 국민일보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여권이 자신의 발언을 비난하고 있는데 대해 “제발 말의 꼬투리만 잡지 마라. 나는 ‘종북’을 싫어하는데 ‘종북’으로 모니 어처구니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청와대 이정현 홍보수석이 나보고 ‘국적이 어디냐’고 물었다고 해서 웃었다”며 “나는 대한민국 유공자”라고 답했다.
박 신부는 또 “정권을 잡은 사람들과 보수세력들에게 ‘웃기는 짓 마라’고 말하고 싶다”며 “자기 입맛에 맞지 않으면 사람들을 빨갱이로, 종북으로 몰고 가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노동운동하는 사람들이 애국가 좀 부르지 않았다고 뭐라 했는데, 자신이 군대에 가지 않았거나 자식을 군대에 보내지 않은 사람들이 애국가만 잘 부른다고 애국자냐”고 반문했다. 그는 “앞으로 시국미사를 계속 할 것”이라며 “어떤 비판에도 상관없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운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천안함 사건에 대해 “북한이 했다면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국가”라며 “상식적으로 어떤 적이 훈련 중인 천안함을 때려부수겠느냐”며 북한 소행 가능성을 일축했다.
박 신부는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의 진상을 폭로했다가 그해 6월 25일 전북 익산시 여산천주교회 사제관에서 괴한들에게 테러를 당해 중상을 입은 뒤 지금도 다리를 전다. 그는 지난해 8월 39년간의 사제를 끝으로 익산 모현동 성당에서 은퇴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