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엑센트’ 시승기 “넓은 공간·강한 힘… 중형차 못잖다”

입력 2013-11-24 17:05


현대자동차의 엑센트는 베스트셀러는 아니지만 수요가 꾸준한 차다. 올해도 10월까지 2만4848대가 판매됐다. 현대차가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PYL(Premium Younique Life style·벨로스터, i30, i40를 부르는 마케팅용어) 차량보다 실적이 좋다. 최근 무단변속기(CVT)를 새롭게 장착하고 출시된 2014 엑센트를 서울 도심에서 시승했다.

가속 페달을 밟자 차가 부드럽게 앞으로 나아갔다. 무단변속기 덕택에 변속 충격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출·퇴근길 다소 복잡한 길에서 전방에 빈틈이 생겼을 때 바로 치고 나가 자리를 차지한 것도 무단변속기 덕분이었다. 차체가 비교적 작고 가벼워 도시 한복판 길을 요리조리 빠져나가는 재미가 있었다. 다소 한산한 길에서 속도를 높였을 때도 무리 없이 속도계가 올라갔다. 흔히 말하는 ‘무단변속기의 답답함’이 시속 100㎞까지는 느껴지지 않았다.

언덕길을 오를 때도 소형차의 한계는 느껴지지 않았다. 비록 분당 엔진회전수(RPM)가 4000 가까이 치솟긴 했지만 가파른 언덕길을 힘든 기색 없이 올랐다. 배기량 1.6ℓ 엔진인 줄 알았는데 다시 확인하니 1.4ℓ 엔진이었다. 현대차는 2014 엑센트를 출시하면서 기존 감마 1.4엔진을 카파 1.4엔진으로 바꿨다. 최고출력이 100마력, 최대토크는 13.6㎏.m이다.

연비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소형차다운 고연비를 기대했지만 준중형인 아반떼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도심 주행에서 실제 연비는 10㎞/ℓ에 미치지 못했다. 공인연비는 14.1㎞/ℓ로 지난 모델에 비해 6% 향상됐다. 고속도로를 달렸으면 실제 연비가 더 좋아졌을 것이다. 경사진 곳에서 주차 시 차가 다소 밀리는 점도 엔트리 모델의 한계로 느껴졌다.

실내공간이 예상보다 넓은 점은 인상적이었다. 운전자를 제외하고 성인 3명과 초등학생 1명을 태웠는데 좁다는 아우성이 들리지 않았다. 3∼4인 가족에게는 가까운 도시 간 이동 수단으로 충분할 것 같았다. 트렁크도 아반떼와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넉넉했다. 1.4 무단변속기 모델뿐 아니라 1.6 가솔린 자동변속기 모델, 1.6 디젤 모델도 출시됐다.

권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