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겨울 눈폭탄 예고… 고급세단 ‘4륜 구동’이 뜬다

입력 2013-11-24 17:05


겨울이 다가오면서 4륜 구동 승용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도로 한복판에서 차를 세워둬야 했던 경험이 있다면 4륜 구동의 매력은 더욱 크게 느껴진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4륜 구동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전유물이었다. 최근엔 4륜 구동을 장착한 세단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좀더 힘 있는 차를 원하는 소비자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눈길에 강하다=4륜 구동은 말 그대로 자동차 네 바퀴 모두에 동력이 전달되는 방식이다. 앞이나 뒤쪽 바퀴 두 개에만 동력이 전달되는 2륜 구동에 비해 빙판길에서 잘 미끄러지지 않는다.

바퀴가 땅에 붙어 있는 힘이 상대적으로 크므로 언덕에서도 월등한 성능을 보여준다. 진흙탕에 빠졌을 때도 4륜 구동 차량은 쉽게 빠져나올 수 있다. 몇몇 모델은 바퀴 하나의 힘만으로도 험로에서 탈출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일반 도로에서도 커브 시 더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단점도 있다. 4륜 구동을 채택하면 차 가격이 더 비싸지고 차체도 무거워진다. 힘을 더 쓰는 만큼 연비도 2륜 구동에 비해 낮다. 견인하는 사람이 실수로 두 바퀴만 들어 차를 끌고 갈 경우 차가 망가질 수도 있다. 4륜 구동 차는 네 바퀴를 모두 들어 견인해야 한다. 빙판길에서 100% 안전한 것도 아니다.

◇4륜 구동 제네시스 출시=세단에서는 주로 대형차에 채택된다. 국산차로는 지금까지 쌍용자동차의 체어맨이 유일한 4륜 구동이었다. 현대자동차는 26일 출시되는 신형 제네시스에 자사 세단 처음으로 4륜 구동을 장착한다.

자동차 업체들은 4륜 구동 시스템에 고유의 이름을 붙인다. 쌍용차의 뉴 체어맨 W가 채택하고 있는 4륜 구동은 ‘4트로닉 시스템’이다. 앞바퀴와 뒷바퀴에 구동력을 40대60 비율로 상시 배분한다. 차량 자세 제어 시스템(ESP)과 연계돼 능동적으로 사고를 방지한다는 특징이 있다. 쌍용차는 이달 말까지 뉴 체어맨 W 구매 고객에게 4트로닉 시스템을 무상으로 장착해준다.

신형 제네시스에 들어갈 현대차의 4륜 구동은 ‘에이치트랙’(HTRAC)이다. 현대차의 ‘H’와 바퀴의 마찰력을 뜻하는 ‘Traction’의 합성어다. 앞으로 길에서 차 뒷면에 HTRAC 마크가 붙은 제네시스를 만나면 4륜 구동으로 생각하면 된다. 기계식이 아니라 네 바퀴의 구동력을 도로상태에 따라 전자식으로 가변 제어하는 게 특징이다. 변속 모드에 맞춰서도 구동력을 스스로 제어한다. 현대차는 “한 단계 진화한 4륜 구동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수입차 4륜 구동 모델은=메르세데스-벤츠에는 100년의 역사를 지닌 ‘4매틱(4Matic)’이 있다. 평상시에는 앞뒤에 45대 55의 비율로 구동력을 전달해 4륜 구동의 안정성과 후륜 구동의 역동적인 힘을 동시에 제공한다. 노면의 조건에 따라 네 바퀴의 구동력이 각각 조절되기도 한다. S클래스와 E클래스, 고성능 브랜드인 AMG 모델 등에 적용된다.

BMW의 4륜 구동 이름은 엑스드라이브(xDrive)다. 상황에 따라 0.1초 만에 앞바퀴와 뒷바퀴에 0∼100%, 100∼0%의 힘을 전달할 수 있다. BMW코리아는 “일반 도로에서는 자동차의 성능과 동력을 최적화하는 데 유리한 뒷바퀴에 대부분의 구동력을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X6 등 국내 판매 41개 차종에 엑스드라이브가 채택됐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