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소 위우회술’ 당뇨치료 효과 입증

입력 2013-11-24 16:53


‘축소위우회술’이 당뇨 환자들의 혈당조절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축소위우회술이란 위의 절반을 잘라내고 나머지 절반을 하부 소장에 이어줌으로써 섭취한 음식물이 상부 소장을 우회해 비켜 가도록 만들어주는 수술을 가리킨다.

순천향대서울병원 외과 허경열(사진), 김명진 교수팀은 올해 축소위우회술을 받은 제2형(후천성) 당뇨 환자 12명의 소화관 호르몬(인크레틴) 수치가 수술 전·후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추적·관찰했다.

그 결과 인크레틴의 한 종류인 GIP효소 수치가 수술 전 평균 184pg/㎖에서 수술 후 한 달 만에 평균 98pg/㎖로 낮아진 사실을 알아냈다. 반면 췌장조직의 재생과 인슐린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 GLP-1 효소 수치는 수술 전 평균 108pg/㎖에서 수술 한 달 후 평균 311pg/㎖로 2.9배나 증가했다.

이는 축소위수술이 혈당조절에 기여했다는 뜻이다. 당뇨를 치료하기 위해선 음식물 중 당분을 분해해 에너지로 활성화하는데 관여하는 GIP효소 수치를 낮추는 대신 GLP-1 효소 수치를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몸은 음식물에 포함된 영양분이 위를 거쳐 상부 소장으로 들어오면 인크레틴의 일종인 GIP 효소를 분비하고, 이어 하부 소장에 다다르면 GLP-1 효소를 분비해 소화시키는 과정을 밟는다.

허 교수는 “최근 급증하는 제2형(후천성) 당뇨병을 극복하기 위해선 식습관의 개선이 가장 중요한데 식이 조절이 잘 안 되는 환자들의 경우 축소위우회수술을 한 번 고려해봄직하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외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아시안 저널 오브 서저리’(AJS) 최신호에 게재됐다. 허 교수팀은 이달 말 대만에서 열리는 아시아 복강경외과학회 학술대회에서도 이 연구결과를 발표한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