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란 핵협상 타결이 북핵 해법 轉機 됐으면
입력 2013-11-24 18:29
이란과 미국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5P+1)이 24일 핵 협상에 합의한 것은 30년이 넘은 이란 핵 갈등을 풀 실마리를 찾았다는 데 큰 의미를 갖는다. 핵을 머리에 이고 사는 우리로서도 부러움을 넘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란 핵 문제 해결의 틀이 남북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에 투영돼 북한 핵이 사라지는 계기가 되길 진정으로 바란다.
이번 이란 핵 합의안은 초기 6개월 내의 조치만 담고 있어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지만 이란 국내 사정이 워낙 급박해 순조롭게 이행될 것이란 예상이 많다. 미국도 이미 이란이 협상안을 어길 경우 더욱 강도 높은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천명한 상태다. 이란 핵 협상 타결로 미국과 유엔이 모처럼 세계평화에 기여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잇따르고 있다.
이제 국제사회 관심의 초점은 이란이 핵 협상안을 잘 지킬 것인지와 북핵 문제에 모아질 것이다. 무엇보다 정부는 이란 핵 협상 타결이 주는 시사점을 깊이 있게 분석하길 바란다. 국제사회의 압박이 결국은 핵 포기를 유도했다는 점에서 이번 이란 핵 협상은 새로운 전범을 제시했다. 관련 당사국이 일치 단결해 지속적인 제재를 통한 압박을 계속하면 백기를 들게 할 수 있다는 말이다.
다만 우리로서는 북한과 특수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의 역할이 가장 주목거리다. 주지하다시피 북한은 중국의 원조가 중단될 경우 금방이라도 경제가 파탄될 정도로 대중국 의존도가 높은 나라다. 그렇지만 북한의 명줄을 쥐고 있는 중국 주도의 6자회담이 수년째 겉돌고 있어 우리로서도 난감하기 짝이 없다. 6자회담의 틀을 지속적이고 효과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미국과 일본 등 다른 당사자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이번 협상 타결 이면에는 프랑스 부르고뉴 한 고성에서 최근 열린 이란, 이스라엘, 중국 장성들의 비공식적 회동이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서방의 원로 정치인과 함께 어울린 이 자리에서 여러 장애물을 한꺼번에 제거했다고 외신들이 전하고 있다. 진지한 비밀외교 회동의 성과다. 북한 핵만 제거될 수 있다면 공식 비공식 가릴 것이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