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넘어 미래한국으로] 당시의 나토·바르샤바조약기구

입력 2013-11-24 18:53

냉전 시대 동·서 진영의 대표적 군사·안보 기구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바르샤바조약기구(WTO)는 냉전시기 동서 진영을 양분한 대표적인 군사·안보기구였다. 하지만 독일 통일을 계기로 나토는 더욱 세력을 확장해 세계 최대의 집단 군사 동맹 기구가 됐다. 반면 WTO는 독일 통일 후 급격히 세력이 약화되며 결국 소멸됐다.

나토는 제2차 세계대전 후 동유럽에 주둔하고 있던 소련군과 동구권 국가들의 위협에 맞서 1949년 4월 창설됐다. 처음 만들어졌을 때 가입 국가는 미국 영국 프랑스 캐나다 이탈리아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덴마크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포르투갈 등 12개국이었다. 1952년 2월 그리스와 터키, 1955년 5월 서독, 1982년 5월 스페인이 차례로 가입했다. 나토는 가맹국 중 한 나라가 공격받을 때 이를 모든 가맹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침략국을 막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기다리지 않고 무력 사용을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졌다.

독일이 1990년 통일되고 동유럽이 급격히 무너짐에 따라 나토는 지역 분쟁에 대처하는 유럽 안보기구로 탈바꿈했다. 이에 나토는 유럽 일부 지역에서 발생하는 불안정이 전체 회원국의 위협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1999년 유엔 결의 없이 코소보를 단독으로 공습하기도 했다. 2013년 현재 정식 회원국은 28개국으로 늘어났다.

WTO는 나토와 서독의 재무장에 대항하기 위해 소련을 비롯한 동구권 국가가 1955년 5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체결한 군사동맹조약기구다. 조약 체결국은 소련 폴란드 동독 헝가리 루마니아 불가리아 알바니아 체코슬로바키아 등 8개국이었다. 조약에는 통합 사령부 설치와 소련군의 회원국 영토 주둔권을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WTO는 동구권 국가들의 동맹 강화를 목적으로 만들어졌지만 실제로는 소련의 위성국들에 대한 지배 강화를 목적으로 만들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냉전 시기에 WTO는 소련의 핵전력 증대를 배경으로 더욱 견고하게 통합군이 편성됐고, 합동 연습도 자주 실시됐다. 병력 규모도 1980년대 초만 해도 약 475만명에 육박했다.

그러나 1980년대 후반 이후 개혁·개방 물결 속에 소련의 힘이 약화되고 냉전 체제가 종식되면서 소멸의 길로 접어들었다. 특히 1990년 10월 독일이 통일되며 동독이 탈퇴한 것을 신호탄으로 1991년 WTO는 해체됐다. WTO 해체 후 소련을 제외한 대부분 회원국은 나토에 가입했다.

베를린=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