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욕·마사지 적당하면 藥 무리하면 毒

입력 2013-11-24 16:53 수정 2013-11-25 00:10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겨울엔 척추 및 관절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기온이 떨어지면 근육이 수축되고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허리나 어깨, 무릎이 뻣뻣해지고 아파오기 때문일 것이다.



이럴 때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는 것이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땀을 내는 ‘스파’다. 겨울철이 되면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퇴행성 변화로 이런 저런 만성 통증에 시달리는 장·노년층이 온천장을 많이 찾게 되는 이유다.



의사들은 스파만 잘 이용해도 척추와 근육이 유연해지고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어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조언한다. 다만 너무 오랜 시간 탕욕을 즐기는 것은 피하고 스파 이용 후 마사지를 받을 때도 자극이 강한 동작을 피해야 한다.



겨울철 척추 및 관절질환 환자들이 스파를 이용할 때 주의해야 할 점들을 알아본다.



◇통증 부위가 완전히 물에 잠기도록 한다= 날씨가 추운 겨울철엔 허리 주변 근육이 수축되거나 굳어지고 혈액순환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허리가 뻣뻣해지고 통증도 심해질 수 있다.



스파는 이렇듯 추위로 수축되고 뭉친 근육을 이완시키고, 피로 물질을 퇴치하는 데 제격이다. 평소 허리나 무릎, 어깨 통증이 있는 사람들이 겨울 휴양지로 스파 시설이 있는 온천장 리조트를 첫손에 꼽는 것은 이 때문이다.



스파는 물 높이에 따라 온 몸을 담그는 전신욕, 배꼽 높이까지만 담그는 반신욕으로 나뉜다.



이중 반신욕은 전신욕에 비해 심장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혈류량을 늘리고 혈류 속도도 빠르게 해 심혈관질환 환자나 손발이 차가운 사람에게 권장된다.



하지만 오십견과 같이 어깨 관절이 굳어서 통증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반신욕을 하기보다는 전신욕을 하는 게 더 낫다. 고도일병원 고도일 원장은 “허리나 어깨에 통증이 있는 경우 해당 부위가 물 속에 완전히 잠겨야 혈액순환이 원활해지고 굳은 관절 이완 및 통증 완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 탕욕은 37∼39도 수온에서 20분 내외로 즐긴다= 장·노년층 가운데 냉온 교대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냉온 교대욕이란 냉탕과 온탕을 각각 3∼5분씩 번갈아가며 3∼5회 입욕하는 방법이다.



냉온 교대욕을 즐기는 이들은 냉탕과 온탕을 교대로 하는 동안 부주의로 미끄러져 낙상을 입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그러지 않아도 찬물이 근육을 경직시키는데다 욕탕을 오가다 발을 헛디뎌 넘어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만약 넘어지면서 엉덩방아를 찧으면 꼬리뼈 골절 부상을 입거나 손목으로 땅을 짚으면서 손목뼈가 부러질 수도 있다. 특히 골다공증으로 뼈가 약해진 상태의 장·노년기엔 사소한 엉덩방아로도 척추가 내려앉는 척추압박골절이 생기기 쉬우므로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물의 온도는 전신욕이든, 반신욕이든 관계없이 37∼39℃ 정도, 입욕 시간은 20분 내외가 알맞다. 뜨거운 물에서 지나치게 오래 있으면 근육 속 수분이 너무 많이 빠져나가 되레 근육이 경직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통증이 완화되기는커녕 오히려 더 심해지게 된다.



◇ 스파 후 강한 자극의 마사지는 피한다= 최근 들어 스파를 이용한 후 마사지를 즐기는 코스가 인기다. 마사지는 혈액 순환을 촉진하고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어서 피로감이 있거나 온몸이 뻐근할 때 주로 받게 되는 재활·물리요법 중 하나다.



그러나 먼저 탕욕을 한 후 마사지를 받을 때는 척추 및 관절을 강하게 압박하는 동작을 피하는 것이 좋다. 온욕으로 이미 근육을 충분히 이완시킨 상태에서 자극이 심한 마사지를 받게 되면 자칫 척추나 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척추·관절 질환이 없는 일반인이라고 하더라도 지나치게 허리를 압박하거나 몸을 비트는 방법은 삼가는 게 좋다. 고 원장은 “과도한 마사지는 평소 허리가 튼튼하던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급성 척추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