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파일] 척추압박골절과 골 시멘트 보강술

입력 2013-11-24 16:53


김모(75·여)씨는 얼마 전 집안 화장실에서 발을 헛디뎌 미끄러지면서 바닥에 주저앉은 뒤부터 허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통증이 심했지만 금방 괜찮아지는 것 같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런데 얼마 안가 허리 통증이 다시 심해져 다리와 등까지 뻗쳤다. 통증은 가만히 누워 있을 땐 참을만하다 자리에서 일어나 걸으려 하면 악화되곤 했다.

김씨는 결국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병원을 찾아 자기공명영상진단(MRI) 검사와 골다공증 검사를 받았다. 그 결과 그는 요추가 부러진 상태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른바 ‘골다공증성 척추압박골절’로 척추 뼈가 주저앉았다는 진단을 받은 것이다.

척추압박골절은 골다공증으로 골밀도가 떨어지며 푸석푸석해진 척추 뼈가 외부 충격에 의해 부러지는 증상을 말한다. 보통 잘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작은 충격에도 척추 뼈에 미세한 금이 가면서 내려앉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기침이나 재채기 같은 가벼운 동작에도 압박골절이 발생, 척추 뼈가 깡통처럼 찌그러지기도 한다.

주 원인이 골다공증이다 보니 환자는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더 많다. 여성들은 폐경 이후 여성호르몬 분비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뼈를 약하게 만드는 파골세포가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물론 고령 남성도 여성보다는 상대적으로 발생빈도가 낮은 상태일 뿐 결코 안심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척추압박골절이 생기면 허리나 등이 몹시 아파서 일상생활을 정상적으로 수행하기가 어려워진다. 찌그러진 척추 뼈로 인해 몸이 점점 앞으로 굽어지는 척추전만증이나 몸이 옆으로 구부러지는 척추측만증 같은 변형이 올 수도 있다.

척추 자체가 불안정해지면서 자세를 바꿀 때 통증을 느끼거나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럽게 되고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주위의 다른 척추 뼈도 덩달아 충격을 받아 연쇄적으로 골절 부상을 입을 가능성도 커진다. 이로 인해 키는 줄고 허리는 더 굽는다. 동요에 등장하는 ‘꼬부랑 할머니’가 바로 그 경우다.

척추압박골절은 척추 뼈의 손상 정도, 신경 손상 유무 등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 척추 뼈에 살짝 금이 간 정도로 가벼운 수준이라면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시행한다. 하지만 손상 정도가 심각하면 부러진 척추 뼈를 복구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것이 골 시멘트를 이용한 척추성형술이다.

척추성형술이란 주사기와 비슷하게 생긴 특수기구로 뼈가 부러진 부위에 액체상태의 골 시멘트를 주입, 손상된 척추 뼈를 단단하게 굳혀 고정시켜주는 방법이다. 국소마취만 하고 15∼20분 정도면 시술이 끝나서 간편하다. 시술 2∼3시간 후부터는 직접 보행도 가능하다. 그만큼 일상생활 복귀도 빨라진다.

김재훈 제일정형외과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