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피해자는 두산… 임재철·이혜천·김상현 빼앗겼다

입력 2013-11-22 18:28


올 시즌 프로야구 2차 드래프트의 최대 피해자는 예상대로 두산이었다. 즉시 전력감으로 손꼽히는 임재철, 이혜천, 김상현을 포함해 5명이 다른 팀의 지명을 받게 된 것이다. 물론 다른 팀에서 3명의 선수를 데려오긴 했지만 선수 면면을 볼 때 전력 손실이 적지 않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2일 오후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진행된 프로야구 2차 드래프트 결과를 발표했는데, 두산 출신 선수들이 눈에 띈다. 물론 두산만 5명을 빼앗긴 것은 아니다. 롯데(2명)와 KIA, 한화(이상 1명)를 제외한 나머지 구단들도 5명을 다른 팀에 넘겨줬다. 하지만 ‘화수분 야구’로 불릴 만큼 선수 육성에 일가견이 있는 두산 선수들이 질적으로 뛰어나다는데 이견이 없다. 올해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도 내부 대상자 3명을 모두 잡지 못한 두산으로서는 상당한 전력 약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우선 지난해 두산의 주장이었던 임재철이 라이벌 LG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외야수 임재철이 오면서 LG는 FA 이대형의 공백을 메우는 것과 동시에 KIA로부터 얻을 수 있는 보상선수 선택에서도 폭넓은 선택지를 손에 쥐게 됐다.

또 베테랑 투수 이혜천은 옛 스승 김경문 감독이 있는 NC로 이적한다. 이혜천은 제구가 불안하지만 빠른 공을 던지는 왼손 투수라는 점에서 효용성을 인정받는다. 1군 진입 첫 시즌인 올해 강한 선발진을 구성하고도 계투진의 불안에 아쉬움을 느낀 NC는 이혜천을 영입해 뒷문 강화에 나섰다.

이외에 올 시즌 선발과 구원을 오갔던 우완 김상현이 KIA로 가는 것을 포함해 우완 서동환이 삼성에, 좌완 정혁진이 LG에 각각 지명되는 등 두산 선수들은 베테랑과 유망주 가릴 것 없이 최대 5명의 선수가 대부분 상위 순위에 지명됐다.

한편 전체 1순위로는 SK의 좌완 유망주 김주원이 KT의 선택을 받았다. 김주원은 고교 졸업 당시 최고구속이 시속 144㎞에 이를 만큼 힘을 갖춘 투수여서 기대를 받고 있다. 전체 2순위 지명권을 행사한 한화는 삼성 투수 이동걸을 선택했다.

2차 드래프트는 구단별 전력 평준화를 꾀하고 2군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주자는 취지에서 2011년 시작됐다. 격년제로 진행돼 올해가 두 번째다. 기존 9개 구단이 보호선수 40명을 제외한 2군 유망주와 베테랑을 2차 드래프트 시장에 내놨고, 각 구단이 순서를 정해 세 번씩 영입할 선수를 골랐다.

지명 순서는 올해 성적의 역순으로 하되 신생구단 KT에 1·3라운드 우선 지명권을 줬다. KT는 모든 구단이 3라운드까지 지명권을 행사한 뒤 추가로 5명을 더 선발할 기회를 얻어 모두 8명을 확보했다. 2011년에는 NC가 같은 혜택을 누려 쏠쏠한 재미를 봤었다. 올해 프로야구 신인왕에 오른 투수 이재학이 2년 전 2차 드래프트에서 두산을 떠나 NC 유니폼을 입은 주인공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