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나루] 금태섭-정준길 ‘친구 시즌2’

입력 2013-11-23 06:08


“함부로 인연을 맺지 마라.”

지난해 9월 대선을 떠들썩하게 했던 ‘안철수 불출마 종용·협박설’의 주인공인 정준길 전 새누리당 대선캠프 공보위원이 24일 펴내는 책의 한 구절이다. 당시 상대 진영이자 폭로 기자회견을 주도했던 무소속 안철수 후보 측 금태섭 변호사를 향한 말로 보인다.

금 변호사와 정 전 위원은 ‘친구’ 사이로 알려져 있다. 금 변호사는 “평소 연락하는 사이가 아니다”고 하지만 어쨌든 둘은 서울대 법대 86학번 동기로 검사 출신이다. 각각 1992년, 93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금 변호사는 안 후보 진영에 합류해 상황실장을 맡았다. 지난해 4·11 총선에서 새누리당 공천을 받아 서울 광진을에 출마했다 낙선한 정 전 위원은 박근혜 후보 캠프에 들어갔다.

둘의 악연은 이때쯤 시작됐다. 당시 금 변호사는 “정 전 위원이 전화를 걸어 ‘안 후보가 대선에 출마할 경우 여자와 뇌물 문제를 폭로하겠다’고 했다”며 여권의 불출마 종용을 주장했다. 이에 정 전 위원이 곧바로 공보위원직을 사퇴하면서 두 사람 인연에 종지부를 찍는 듯 보였다.

정 전 위원은 최근 출판기념회를 준비하며 금 변호사와의 관계 회복을 원하는 속내를 내비쳤다. 그는 트위터에 “작년 뜻밖의 기자회견으로 마음앓이를 할 때 제 마음에 와 닿았던 시가 법정 스님의 ‘함부로 인연을 맺지 마라’였다”고 소개하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내용을 극복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금 변호사에게도 출판기념회 초대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당시 후일담을 쓴 것으로 알려진 ‘희망의 정치, 길에서 묻다. 나는 자랑스런 젊은 보수다’란 제목의 저서에서 정 전 위원은 “금 변호사가 ‘안철수 신당’이 잘 안 되면 언젠가는 용서를 구할 것”이란 취지의 주장을 펼치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