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11월 28일 정치세력화 입장 표명”… 야권 빅뱅 불붙었다

입력 2013-11-22 18:23 수정 2013-11-23 02:10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오는 28일 정치세력화와 관련한 입장표명을 예고했다. 야권 지형 재편이 본격화되리란 전망이다. 내년 6·4 지방선거와 연달아 치러지는 7월 재·보궐 선거에서 민주당을 압도하는 하나의 세력으로서의 성적을 내고 3년 뒤 총선과 이후 대선 정국까지 주도권을 잡으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릐본격화되는 安 세력화=안 의원은 22일 “정치세력화에 대해 28일 직접 말씀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장소와 시간은 추후 공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지만 국회 정론관이 유력하다. 창당 선언을 할 것이란 전망이 쏟아졌으나 안 의원은 부산 여성정책연구소 초청 간담회에서 “창당 선언이 아니라 구체적인 (정치) 계획을 설명하는 자리”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일단 안 의원은 향후 정치 일정과 목적 취지 등을 언급하고, 지난해 11월 23일 대선 후보직 사퇴 이후 1년 동안의 세력화 진행 상황 등을 보고할 것으로 보인다. 창당이란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 대신 지지층을 달랠 수 있는 선에서 다시 한번 세력화 의지를 공식화한다는 얘기다. 이후 본격적으로 창당 시점이 정해지면 굵직한 영입 인사 등을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또 속도를 못 내고 있는 독자세력화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대안세력, 제3세력의 필요성과 양당제 폐해 등을 재차 강조하리란 관측도 나온다. 핵심 관계자는 “기득권을 내려놓는 차원에서 사당(私黨)이 아닌 신당의 일원으로 참여하겠다는 정도의 언급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창당 시점에 대해선 못 박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방선거를 당명·강령 등을 갖춘 정당으로 치를지, 느슨한 연대로 후보를 낼지 등에 대해 여러 정치일정을 고려해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놓고 정치권은 예상처럼 인재 영입이 이뤄지지 않아 창당이 늦어진다는 부정적 해석을 내놓고 있다.

측근 일부는 내년 7월 재보선이 예상됐던 호남 등 일부 지역의 판결이 최근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되는 등의 상황을 심상치 않게 보고 정치 흐름을 지켜본 뒤 창당 시점을 정하자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당은 결국 국회의원 수로 평가받는다는 계산이 녹아 있다. 이에 기정사실화됐던 지방선거 전 창당설이 힘을 잃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안 의원도 주위에 “지방선거 전 창당하는 사례는 없는 걸로 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안 의원이 계속해서 창당에 대한 언급을 피하거나 시점을 늦추게 되면 지지층 이탈 등으로 세력화에 빨간불이 켜질 것이란 예측이 많다.

릐야권 빅뱅…호남 쟁탈전 본격화=안 의원이 거듭 정치세력화를 공식화하면서 지방선거에서 호남을 둘러싼 민주당과의 한판 승부가 펼쳐지게 됐다. 민주당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영입한 인물의 면면을 보면 큰 기대는 하지 않지만 어쨌든 안풍(安風·안철수바람)의 근원지가 호남이라 경쟁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호남을 제외한 수도권과 영남 등을 놓고는 안 의원 측도 고민이 깊다. 현재로선 전 지역은 아니더라도 상징적인 곳에는 후보를 내 야권 내 실질적 제1야당의 입지를 차지하고자 하는 게 안 의원 측 시나리오다.

그러나 지역구도 등을 감안하면 “야권연대를 절대 하지 않겠다”고 못 박기도 애매한 상황이다. 단일화를 하지 않아 야권 표가 분산돼 새누리당이 승리할 경우 그 책임을 피할 수 없는 데다 단일화에 대한 국민 요구가 거세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