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이외수 ‘진짜 사나이’ 강연 방송 않기로
입력 2013-11-22 18:16
MBC ‘일밤-진짜 사나이’가 소설가 이외수(67·사진)씨의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 강연 녹화분을 방송하지 않기로 했다.
MBC 측은 22일 “이씨 강연을 편집하기로 했다. 천안함 폭침 사건의 전사자와 유가족에 대한 예의를 지키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며 “과거 이씨의 천안함 관련 트위터 발언을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섭외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 16일 제2함대사령부에서 부대 장병을 대상으로 힐링 콘서트 강연을 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20일 “이씨가 천안함 폭침 당시 정부 발표를 ‘소설’이란 표현으로 조롱했다”며 방송 중지를 요청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국방부는 21일 “의도치 않게 논란이 야기된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과 천안함 전사자 및 유가족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씨는 2010년 북한의 천안함 폭침 당시 자신의 트위터에 “천안함 사태를 보면서 한국에는 소설 쓰기에 발군의 기량을 가진 분들이 참 많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까지 30년 넘게 소설을 써서 밥 먹고 살았지만 작금의 사태에 대해서는 딱 한 마디밖에 할 수가 없다. 졌다”라는 글을 남긴 바 있다.
자신의 강연 내용이 통째로 편집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씨는 이날 트위터에 “대한민국은 국민이 정부의 발표에 반하는 의견을 제시하면 국회의원이 외압을 가해 강연이나 TV 출연을 금지하는 민주공화국”이라며 “사살당한 기분”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