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군사 움직임] 중국 “해·공군,미사일 부대 강화” 일본 “섬 지역 방위력 확대”

입력 2013-11-22 18:14 수정 2013-11-23 02:02


중국과 일본이 경쟁적으로 군사력 강화 수순을 밟고 있다.

중국은 첨단 무기 개발과 함께 현대전 수행을 위한 군 체제 개편을 추진하고 있고, 일본은 해·공군력을 중심으로 한 군사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양국의 행보는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충돌 등 서로 상대국을 의식한 것이다.

일본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설치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국가안전위원회 신설을 발표한 데 이은 이러한 움직임은 한반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끈다.

릐중국군 체제 개편=중국은 7대 군구(軍區)를 5대 전구(戰區) 체제로 바꾸면서 육군을 줄이고 해·공군과 제2포병(전략미사일부대)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군 체제 개편을 추진한다. 동시에 현대전 수행에 적절한 연합작전지휘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연합작전지휘체계를 위해서는 중앙군사위 내에 ‘연합작전지휘기구’를 두고 각 전구에 ‘연합작전지휘체제’를 만들게 된다. 육군에 지우친 군내 병종(兵種) 간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해선 육군을 포함한 비전투 병력을 줄이고 장교와 사병의 비율도 개선한다.

인민해방군 최고 정책결정 기구인 중앙군사위 쉬치량(許其亮) 부주석은 21일 인민일보에 기고한 군 개혁에 관한 글을 통해 당 18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전회) 뒤 군 체제 개편 방향을 밝혔다.

홍콩 명보(明報)는 이와 관련해 기존 7대(베이징, 선양, 난징, 지난, 광저우, 청두, 란저우) 군구가 없어지고 동북(東北), 화북(華北), 서남(西南), 동해(東海), 남해(南海) 5대 전구 체제로 바뀐다고 22일 전했다.

7대 군구는 육군을 위주로 한 통합군 개념으로 지역 방어를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5대 전구는 육·해·공군 및 제2포병을 망라한 실질적 통합군이다. 우리나라의 합동참모본부 기능을 하는 4총부(총참모부, 총정치부, 총후근부, 총장비부)는 그대로 유지된다.

베이징 군사 소식통은 이에 대해 “한마디로 군사력의 양이 아니라 질을 높이겠다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실질적으로 전투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군사 전문가인 황둥(黃東) 마카오국제군사학회장은 “중국군의 기존 편제나 지휘체계는 현대전에 맞지 않아 미국 일본과 맞붙으면 이길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진핑 주석이 군 체제 개편을 통해 군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는 효과를 거뒀다”고 분석했다.

중국군은 또 국방부 외에 인민해방군 내 수뇌부인 총정치부, 총후근부, 총장비부 그리고 해군, 공군, 제2포병에도 각각 대변인 제도를 새로 도입했다. 이를 통해 군에 대한 투명성을 더 높이겠다는 것이다.

릐일본 군사력 증강=일본이 다음달 중순 발표할 ‘신 방위대강’은 탄도미사일 대응력을 강화하고 섬 지역 방위에 중점을 두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방어 중심에서 공격 능력 보유로 가는 방향도 반영된다. 이러한 내용은 중국과 북한의 위협을 명분으로 한 것이다.

일본 정부와 여당은 신 방위대강을 다음달 13일 각의(국무회의)에서 결정하는 것을 목표로 현재 세부 사항을 정리 중이라고 일본 언론이 22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일본을 ‘전쟁 포기 국가’에서 ‘전쟁을 할 수 있는 국가’로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 방위대강에서는 한국과 중국의 반발을 감안해 ‘적 기지 공격능력’ 대신 ‘종합대응 능력’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신 방위대강은 공중급유기를 추가 도입해 항공자위대 전투기의 가동 능력을 확대한다. 항공자위대는 4대를 보유하고 있는 KC-767 모델 공중급유기를 8대로 늘리고 필요하면 추가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비해서는 현재 6척인 이지스함을 8척으로 늘리는 계획이 포함될 전망이다. 미군의 수직 이착륙 수송기 오스프리와 무인감시기 글로벌호크 도입도 추진할 계획이다.

해상자위대에 기동성이 높은 3000t급 호위함 8척을 추가하는 계획도 유력하다. 현재 보유한 호위함(48척)은 5000t급 대형함이 주력을 이루고 있어 외딴 섬에서 작전을 수행할 때 순발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호위함 추가는 센카쿠를 둘러싼 중국과의 분쟁에 대비하는 차원이다.

육상 부대의 기동성도 강화하고 섬 지역에 더 많이 배치한다. 앞으로 10년간 741대인 전차를 300대로 줄이고 혼슈에 있는 전차부대를 홋카이도(北海道)와 규슈(九州)로 옮긴다. 규슈에 병력을 집중하는 것은 중국의 해양 진출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