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훅 참사’ 재연 게임 등장

입력 2013-11-22 18:11

미국 코넷티컷주 뉴타운의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을 재연한 온라인 비디오게임이 등장해 미국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21일(현지시간) CBS방송 등에 따르면 ‘샌디훅 초등학교의 참사’라는 제목의 이 온라인 게임은 당시 총기난사범인 애덤 랜자의 행적을 그대로 따라가도록 설계됐다. 당시 사건대로 먼저 어머니를 살해하고 AR-15 소총과 총알이 든 탄창을 챙긴 뒤 유리창을 깨고 학교로 침입해 11분 만에 학생들과 교사들을 살해하고, 경찰이 도착했다는 메시지 창이 뜨면 자신도 자살을 하도록 돼 있다는 것이다.

이 게임은 4개 사이트에 게시돼 무료로 할 수 있었지만 비난이 폭주하면서 현재 이 중 2개 사이트에서 게임이 삭제된 상태다. 이 게임을 만든 장본인은 라이언 제이크 램본으로 확인됐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강력한 총기규제법을 지지한다는 표현의 일환으로 이 게임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현재 호주에 체류 중인 램본은 프로그램 내용을 게임 크레딧에서 강력한 총기문화가 있는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성장했다고 자신을 소개하고, 호주에서는 2001년 총기난사 사건 이후 강력한 총기규제법이 제정된 뒤 호주 문화에서 총기가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그의 이 같은 주장에도 온라인에는 이 게임에 대해 피해자 가족과 네티즌들의 비난과 분노가 들끓고 있다. 램본의 트위터에는 ‘알카에다보다도 나쁘다’는 등 비난이 폭주하고 있으며, 심지어 미국총기협회(NRA)도 마이클 블라즈 법률 부고문 명의로 램본에게 이메일을 보내 게임 정보란에 있는 NRA와의 링크를 삭제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 게임이 재연한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참사는 지난해 12월 14일 범인인 랜자가 어머니를 살해하고 학교로 침입해 소총을 난사, 어린이 20명을 포함해 26명을 살해한 사건으로 전 세계를 경악하게 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