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 핵포기 징후 없이 6자회담 복귀 관심 없다”…中 회담재개 조정안 제안

입력 2013-11-22 18:11 수정 2013-11-23 01:30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22일 “우리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겠다는 확실한 징후가 없는 상태에서 6자회담에 복귀하는 데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한국을 방문 중인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조태용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회동 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그것(북한의 핵 폐기)이 6자회담과 6자회담 프로세스의 주된 목표”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6자회담 당사국들에 회담 재개를 거듭 요구하고 있는 중국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북한 비핵화를 위한 확실한 사전조치가 없는 한 6자회담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한 것이다.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우리는 북한이 (핵 폐기)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됐다는 강력한 신호와 징후를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 본부장도 “6자회담 참가국 중 (북한을 제외한) 5개국은 6자회담이 재개되기 위해서는 (회담이) 성공할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는 데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요미우리(讀賣)신문은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이 2008년 12월 중단된 회담 재개를 위한 7개 항의 조정안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회담 소식통을 인용한 서울발 기사에서 중국 측 6자회담 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한국 미국 일본 러시아 북한에 조정안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조정안은 참가국의 회담 재개 동의와 2005년 9·19 공동성명에 따른 의무 이행, 한반도 비핵화 실현, 비핵화 과정에서 북한의 관심사항 해결, 한·미·일과 북한의 관계개선 및 북한 체제를 전복하지 않는다는 명시적 의사 표시, 한반도 평화조약 체결 노력, ‘행동 대 행동’ 원칙 유지와 5개 워킹그룹 회의 가동, 6개국 협의 정례화를 담고 있다.

9·19 공동성명은 북한이 핵무기 계획을 포기하는 약속을 담은 것이다. 북한의 관심사항을 해결하라는 조항은 대북 경제제재를 풀어줘야 한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그러나 북한이 협의에 앞서 비핵화 사전조치를 해야 한다는 한국과 미국의 요구조건은 제안에 담지 않았다.

북한이 중국의 제안에 대해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는지도 불투명하다. 신문은 북한 핵 협상을 총괄하는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최근 방북한 우 대표에게 중국 제안을 검토하겠으며, 미국은 협의 재개에 전제조건을 붙이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제훈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