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양허초안 교환… 일부 농산물 포함

입력 2013-11-22 17:57

한국과 중국은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첫 협상에서 상품분야 양허초안(Offer)을 교환하며 본격 협상에 돌입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8일부터 5일간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상품, 서비스·투자, 규범·협력 분야별로 한·중 FTA 제8차 협상(2단계 첫 협상)을 진행한 후 상품 양허초안과 협정문 초안을 교환했다고 22일 밝혔다.

양국이 교환한 상품 양허초안에는 일반품목(10년 내 개방), 민감품목(10∼20년 내 개방)을 중심으로 향후 개방이 이뤄질 상품 목록이 나열됐다. 초민감품목(20년 이상 개방 유보)은 내년 1월 중국에서 열리는 제9차 협상에서 교환될 예정이다. 한국은 덜 민감하지만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철강, 석유화학, 기계류 등을 포함시켰다. 수입 시 피해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일부 농산물도 들어갔다. 중국도 농산물, 철강, 석유화학, 비철금속 등을 초안에 포함시켰다.

우리 측 수석대표인 우태희 산업부 통상교섭실장은 “협상 전략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어려운 초민감품목부터 해결하고 쉬운 쪽으로 접근하는 것과 그 반대로 하는 것이 있다”며 “지금은 쉬운 부분인 일반·민감품목 리스트를 먼저 교환하고 9차 협상에서 집중적으로 초민감품목을 논의하자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양국은 지난 9월까지 진행된 1단계 협상을 통해 FTA 대상 품목군을 일반, 민감, 초민감으로 분류한 후 관세철폐(일반 및 민감품목 대상)율을 품목 수 기준 90%(수입액 기준 85%)로 잠정 합의한 상태다. 이에 따라 10%의 초민감품목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는 9차 협상부터 양국 간 공방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국은 1만2200여개 교역품 중 제외되는 1200여개 초민간품목에 농축수산물을 대부분 포함시킬 예정이다. 우 실장은 “초민감품목의 상당 부분을 농축수산물에 할애해 피해를 최소화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반면 중국은 한국의 주요 수출품목인 공산품 등을 초민감품목에 포함시킬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 여부와 관련해 우 실장은 “아직 결정된 게 없다. 우선순위는 중국도 마찬가지지만 한·중 FTA에 두고 있다”고 답변했다.

미국 통상전문지 ‘인사이드 유에스 트레이드’는 한국 정부 당국자들이 17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 고위급 협의에서 웬디 커틀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 대행에게 TPP 참가 여부와 관련해 한국 정부의 논의 상황을 설명했다고 20일 보도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