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해전 후유증 못 이겨… 어머니와 다투다 집 방화
입력 2013-11-22 17:51
1999년 제1연평해전에 참전한 뒤 정신적 후유증에 시달려온 해군 부사관 출신 40대 남성이 어머니와 다투다 집에 불을 질러 구속됐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만취 상태에서 집에 불을 지른 혐의(현주건조물방화)로 박모(41)씨를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박씨는 19일 오전 4시50분쯤 서울 상계동 아파트에서 일회용 라이터로 불을 질러 이불과 책상 등 47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불은 6분 만에 진화돼 주민 대피 소동은 벌어지지 않았다. 박씨는 어머니(67)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술을 마시고 새벽에 귀가한 박씨는 어머니가 “사흘째 술 마시고 늦게 들어오면 되겠느냐. 술은 그만 마시라”고 타이르자 “나를 무시한다”며 홧김에 범행을 저질렀다. 박씨는 1999년 6월에 발생한 제1연평해전 참전 용사다. 제대 이후 전투 당시 받은 정신적 충격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의 어머니는 경찰에서 평소 아들이 “꿈에 전투 당시 상황이 나온다” “술을 많이 마시면 귀신이 보인다”며 고통을 호소했다고 진술했다. 사건 당일 박씨는 TV에서 NLL(서해북방한계선) 관련 뉴스를 보고 격분해 술을 마신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만취 상태에서 행패를 부려 폭행 혐의로 입건되기도 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