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의 힘’… 한국, 에이즈·결핵 등 퇴치 국제기부금 증액

입력 2013-11-22 17:49


전 세계 질병과 빈곤을 퇴치하기 위한 ‘1000원의 힘’이 더 커진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국제기금은 한국이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 퇴치 기부금을 앞으로 3년간 2배 늘리기로 했다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국제기금의 마크 다이불 사무총장은 “한국은 기부 액수에서나 방식에서 주요 20개국(G20)을 선도하고 있다”며 “특히 혁신적인 기부방식은 다른 나라에도 영감을 주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다이불 사무총장이 상찬한 혁신적 기부방식이란 ‘1000원의 힘’으로 요약된다. 한국은 2007년 10월부터 국내 공항을 통해 출국하는 내·외국인 여행객에게 ‘국제빈곤퇴치기여금’이란 명목으로 1인당 1000원씩 걷고 있다. 항공티켓에 이런 기금을 세금 형태로 부과한 것이다.

2007년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5년9개월간 모인 돈이 약 9200만 달러(974억7800만원)이고, 이 중 1900만 달러(201억5000만원)를 국제기금에 지원했다. 국제기금에 제공된 기부금은 주로 빈곤국의 가난과 질병 퇴치를 위한 재원으로 쓰이고 있다.

다이불 사무총장은 “국제빈곤퇴치기여금뿐 아니라 한국 보건복지부가 2014∼2016년 600만 달러를, 외교부가 2013∼2017년 1000만 달러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특히 “2010년 이래 북한에 총 6700만 달러를 제공, 결핵환자 12만명을 진단·치료하고 말라리아 예방을 위해 모기장 71만개를 배포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국제기금은 이처럼 각국 정부나 항공사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 같은 개인의 후원을 받고 있는데 한국이 기부에 적극적이어서 매우 고무돼 있다.

국제빈곤퇴치기여금 같은 기부방식은 프랑스 항공사인 유니타이드가 처음 개발했다. 프랑스에서는 ‘항공권 연대기여금(air-ticket solidarity levy)’으로 불린다. 한국이 이 아이디어를 적극 수용해 기부에 앞장서고 있는 셈이다. 프랑스도 2011년 말까지 1억600만 달러를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