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료의 역설!… 지역가입 이건희 회장 보험료 219만원, 직장가입 삼성 임원 보험료 460만원

입력 2013-11-22 17:49 수정 2013-11-22 17:54

115억 달러(약 12조1900억원) 자산으로 이달 초 ‘세계 100대 억만장자’에 이름을 올린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자타공인 국내 최고 부자의 건강보험료가 새삼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고용주 이 회장이 피고용인인 삼성전자 임직원들보다 낮은 건강보험료를 낸다는 사실 때문이다. 직장(임금근로자) 및 지역가입자(자영업자·프리랜서 등)로 나뉘어 민원이 많은 불합리한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의 문제가 ‘회장보다 비싼 보험료 내는 삼성 임직원’의 사례에 집약돼 있는 셈이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지난 20일 언론 브리핑에서 “(이 회장은) 삼성전자에서 월급을 받지 않는다”며 “지역가입자가 낼 수 있는 가장 높은 건강보험료를 낸다”고 말했다. 29일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발효되면 연봉 5억원 이상 등기임원의 연봉이 공개된다. 이 회장이 지역가입자로 분류된다는 사실은 그가 명단 공개와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하려다가 나온 설명이었다.

현재 건강보험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상한선은 월 219만원이다. 약 678가구가 상한의 보험료를 낸다. 삼성 관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상한에 걸린 678가구 중 한 명으로 현재 월 219만원을 내고 있다.

직장가입자의 상한은 지역가입자보다 조금 높은 230만원이다. 월급 7810만원(연봉 약 9억4000만원) 이상 고소득 월급쟁이가 대상이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김현숙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를 보면 삼성전자 임직원 중 직장가입자 월 보험료 상한에 걸려 있는 사람은 총 62명이다. 일단 이 62명은 고용주인 이 회장보다 월 11만원쯤 많은 보험료를 내는 게 확실하다.

게다가 기타 소득이 있는 직장가입자는 보험료를 더 내야 한다. 근로소득(월급) 이외에 사업·금융·임대소득이 연간 7200만원을 넘을 경우 월 230만원까지 추가 보험료가 부과된다. 직장가입자 중 월 14억3000만원을 벌어 보수월액 3위에 오른 삼성전자 S씨. 만약 그가 벌어들인 월 14억3000만원 중 월급 이외에 사업소득이나 금융소득이 포함돼 있다면 S씨가 내는 보험료는 230만원+α, 최대 460만원까지 치솟는다. 이 회장이 내는 보험료의 2배 이상이다.

이영미 기자 ym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