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태조 때 쌓은 남산 한양도성 성곽 새롭게 드러나
입력 2013-11-22 16:33
[쿠키 사회] 조선 태조 때 쌓은 남산 한양도성 성곽 일부가 새롭게 모습을 드러냈다.
시는 남산 서북편 회현자락에 대해 지난 6월부터 5개월 간 발굴작업을 진행, 총 300여m 구간에서 옛 성곽 94.1m를 찾아냈다고 22일 밝혔다(사진). 이는 일제강점기 조선신궁을 세우려고 성곽 일부를 철거하면서 훼손된 채 땅 속에 묻혀 있던 한양도성의 일부다.
전문가들이 시대별 축조양식 등을 조사한 결과 이 곳에서는 축조 초기인 태조 때 처음 쌓아 세종, 숙종 이후까지도 계속 보수했던 흔적이 발견됐다. 시는 또 지적원도(1912년) 등에 기록으로만 남아 있던 남산 중앙광장 일대 성곽도 처음 모습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조선시대 성벽 축조 등을 관리했던 관청 이름 일부가 적힌 기와조각, 바닥돌, 분청사기편 등 조선 초기부터 20세기에 이르는 다양한 유물도 출토됐다.
특히 이번 발굴 구간은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한양공원 조성(1910년), 조선신궁 건축(1925년) 등을 위해 성곽 등을 크게 훼손한 지역이다. 광복 이후에도 이승만 동상 건립(1956년), 남산식물원 개장(1968년) 및 각종 개발사업이 이어지기도 했다. 시 관계자는 “이곳은 침략으로 인한 인류문화 훼손 과정을 고스란히 간직한 역사적 장소”라며 “시가 추진 중인 한양도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한양도성 복원을 목표로 남산 회현자락에 대한 정비사업을 3단계에 걸쳐 추진 중이다. 1단계로 2009년 힐튼호텔 앞 아동광장 일대 성곽 84m를, 2단계로 지난해 백범광장 일대 성곽 245m를 복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