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규 원장의 성서 한방보감] 형색(形色)
입력 2013-11-22 18:48 수정 2013-11-22 19:34
형색(形色)이란 말이 있다. 관형찰색의 준말이다. 관형찰색이란 형태를 보고 색을 살핀다는 뜻이다. 한방의 진단 중 망진에 해당하는 말이다. 망진(望診)이란 눈으로 보고 진단하는 것을 말한다. 형태를 보고 색깔을 살피는 것, 다른 말로 하면 형태와 색깔을 보는 것이다. 진단의 첫 번째 과정이다.
몸집이 큰 사람은 태음인, 몸집이 작고 아담한 사람은 소음인, 어깨나 가슴이 발달하고 하체가 약한 사람은 소양인, 다른 부위에 비해 얼굴이 크고 눈이 똘망똘망한 사람은 태양인, 그렇게 간단히 형태로 살핀다. 특히 태음인은 살점이 많거나 뼈대가 굵은 사람이다. 거기에 비해 몸집 자체가 작고 뼈가 가는 사람은 소음인이다. 양인은 전반적으로 허리 윗부분이 발달돼 있고, 음인은 허리 아랫부분이 발달돼 있다. 물론 형태가 전부는 아니지만 우선은 형태로 전체적인 대략을 진단할 수 있다.
그다음 색깔을 논하는데, 간심비폐신 오장 순으로 색깔은 청적황백흑색이다. 간의 색깔은 청색인데 여기서 청색이란 엄격히 말하면 녹색을 말한다. 심장의 색깔은 적색, 비장의 색깔은 황색, 그리고 폐장의 색깔은 백색, 신장의 색깔은 흑색이다.
각 장부의 색깔이 생기를 띠면 그 장부가 좋다는 말이고, 거무죽죽하게 윤기를 잃으면 그 장부가 나쁘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 얼굴이 하얗고 생기가 넘쳐흐르면 폐장이 튼튼하다는 말이고, 얼굴이 창백하면서 윤기가 없으면 폐장에 병이 있다는 말이다. 얼굴이 누리끼리하면서 생기가 없으면 비위가 나쁘고 약간 노래면서도 생기가 흐르면 비위가 좋다는 말이다. 이렇듯 한방에서는 색을 보아서 오장을 진단한다.
이렇게 눈으로 척 보고 살피는 것을 관형찰색이라고 한다. 줄여서 형색이라 한다. 심장의 색은 적색이기 때문에 얼굴이 벌개지면서 생기가 도는 것은 심장의 활동이 왕성한 것이요, 얼굴 색깔이 벌개지면서 생기가 없는 거무죽죽하면 심이 약한 것으로 진단한다. 신장의 색은 흑색이기 때문에 피부가 약간 검으면서 생기를 띠면 신기가 건강한 것이요, 검으면서 생기를 잃으면 신기가 허해져 신장투석을 할 정도가 된 것으로 진단한다.
약재 중에서도 색깔을 봐서 어디에 좋은지를 구별한다. 붉은색 약재는 심장에 좋고 흰색 약재는 폐에 좋으며, 검은색 약재는 신장에 좋고 푸른색은 간에 좋고, 노란색은 비위에 좋다는 것은 오장에 각각 배속된 색깔이 있기 때문이다. 한의학에서는 고래로 약재를 그렇게 평가해 왔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형색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영혼의 형색이다. 영혼의 상태다. 영혼이 살았는지 죽었는지, 건강한지 병들었는지 하는 문제다. 영혼의 상태는 인격으로 드러난다. 추악한 영혼은 추악한 냄새를 풍기고, 아름다운 영혼은 향긋한 향기를 풍긴다. 추악한 영혼은 말과 행동, 그리고 표정이 추악해진다. 반면에 아름답고 건강한 영혼은 그 모든 것이 아름답게 드러난다. 주머니 속의 송곳을 감출 수 없듯 인격으로 우러나오는 영혼의 상태 또한 숨길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성경은 우리를 그리스도의 편지라고 말한다. 그리스도의 향, 그 향내를 풍기는 편지라고 한다. 우리 속에 하나님의 형상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우리 속에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의 형상이 심겨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인은 영혼이 깨끗한 사람이다. 영혼이 맑고 향기로운 사람이다.
사람의 몸은 영혼과 육체로 되어 있다. 요한복음 6장 63절에도 있듯이 살리는 것은 영이다. 사람은 영이 살면 육이 살고 영이 죽으면 육 또한 죽는 존재다. 영혼이 맑고 밝으면 육체 또한 그렇게 드러난다. 반면에 영혼이 탁하고 병들면 육체 또한 쉽게 망가진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사람은 인물이 달라진다. 영혼의 형색이 아름다운 사람은 인물이 멋있어지고 그러지 못한 사람은 아무리 잘난 사람이라 하더라도 추하고 볼품없어진다. 육체의 형색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영혼의 형색인 것을 임상을 하면 할수록 더욱 절감하게 된다.
<김양규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