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홀리데이 2세 BoA 회장 “실리콘밸리선 실패 권해… 도전정신 창조경제 열쇠”

입력 2013-11-21 18:09


미국의 초대형 금융기업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 회장이자 세계경쟁력위원회연합(GFCC) 의장인 찰스 홀리데이 2세가 한국을 방문해 창조경제에 대해 조언했다. 그는 “실패해도 좋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창조경제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홀리데이 의장은 21일 서울 태평로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세계 경쟁력 서밋(회의) 참석 중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인터뷰에 앞서 “BoA 관련 질문은 정중히 사양하겠다”고 밝혔다. 세계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거대 금융기업을 이끌다 보니 오해가 생길 언급은 사전에 회피하겠다는 의도였다.

홀리데이 의장은 세계경제 패러다임의 변화와 도전과제, 한국의 창조 경제로 화제를 집중시켰다. 그는 “사람들은 변화를 싫어하지만 변화는 항상 진행되는 것”이라며 “현 상황을 유지하는 게 능사가 아니라 변화에 잘 대응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홀리데이 의장은 “25년 전 아프리카에선 전화벨 소리를 듣기가 어려웠지만 지금은 70% 이상이 전화를 갖고 있다”며 “지난 10년에 비해 세계경제의 패러다임이 급격하게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세계 경제의 흐름을 잘 읽어내고 적응하는 것이야말로 경쟁력 향상의 지름길이라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기업과 국가가 해야 할 일은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전과 달리 인재를 훈련하는 방식이 좀더 깊고 넓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일을 어떻게 해내는가도 중요하지만 왜 해야 하는지를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그래야만 다가오는 변화에 적응하기가 쉽다”고 말했다.

박근혜정부가 추구하는 창조경제의 개념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고 전해주자 그는 “창조경제 개념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딱 부러진 정의가 있는 게 아니라 경제성장에 접근하는 방법론이기 때문에 그렇다는 설명이다.

홀리데이 의장은 “미국 실리콘밸리엔 ‘실패를 하려면 빨리 해라. 그래야 또다시 실패를 겪을 수 있으니까’라는 문화가 있다”고 소개했다. 미국의 투자자들은 아이디어가 괜찮다면 투자를 했다가 실패해도 괜찮다는 관념을 갖고 있으며 한 건의 성공이 수많은 실패를 커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는 이야기였다.

그는 “한국의 큰 기업에선 생각하기 어렵지만 작은 기업에선 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실패해도 다시 도전하면 된다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세계 경제 전망에 대해선 낙관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그는 “일부는 대공황 수준이라고 얘기하는 현재의 경기 침체는 사실 패러다임 변화의 일부”라며 “시기가 언제라고 특정할 수는 없지만 세계 경제는 분명히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IT기술에 투자를 많이 하면 경제 성장에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며 “‘투자가 답이다’라고 얘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글=선정수 기자, 사진=강희청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