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stock] 출구전략에 일희일비… 코스피 23P 추락
입력 2013-11-21 18:09
국내 주가지수가 미국 양적완화 출구전략에 속박되다시피 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시기에 따른 등락 폭이 다른 나라보다 훨씬 크다.
21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23.46포인트(1.16%) 급락한 1993.78로 장을 마감했다. 양적완화 축소시기가 늦춰지는 것 아니냐는 희망이 제기됐던 출구전략이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 공개로 다시 반전의 조짐을 보이자 여지없이 지수가 고꾸라진 것이다.
연준이 이날 오전 공개한 회의록은 “지난달 29∼30일 열린 회의에서 많은 위원이 노동 시장의 지속적 개선이라는 기대에 부합하면 연준이 ‘수개월 이내’에 경기 부양 프로그램의 축소를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적시했다. 이 한 문장이 연준이 조기에 테이퍼링(양적완화의 점진 축소)에 착수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한국 증시의 출구전략 공포증은 이웃 국가와 비교해도 유난하다. 이날 일본 닛케이평균주가와 토픽스지수는 전날보다 오히려 각각 1.92%, 1.04% 급등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0.85포인트(0.04%) 하락하는 데 그쳤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미국 실물경기가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증시의 급등락 현상은 수급요인 등 유동성 장세에 의존하는 경향이 커졌음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499억원, 629억원 순매도하면서 주가 급락을 이끌었다. 개인이 2996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시가총액 상위주도 대부분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2.04% 내린 144만원을 기록했고 포스코(-1.37%), SK하이닉스(-1.38%)도 큰 폭의 하락을 맛봐야 했다.
코스닥지수는 3.11포인트(0.62%) 내린 501.05로 장을 마쳐 나흘째 하락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미 양적완화 축소가 빨리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으로 달러 강세가 예상되자 전날보다 5.0원 오른 달러당 1062.9원에 거래를 마쳤다.
고세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