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도쿄지점 비자금 ‘상품권 돈세탁’ 정황
입력 2013-11-21 18:03
KB국민은행이 일본 도쿄(東京)지점에서 조성한 비자금으로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이 점점 커짐에 따라 이 사건이 금융 당국 조사에서 검찰 수사로 확대되고 있다. 금융 당국은 일본에서 국내로 유입된 비자금 일부가 백화점상품권 판매 업체로 흘러가는 등 ‘돈세탁’ 흐름을 파악했다. 금융감독원의 특별검사가 마무리되면 검찰은 이 비자금의 출구와 구체적인 용처를 파악하기 위해 본격 수사에 나설 방침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21일 “대출이 급증한 KB국민은행 도쿄지점에서 국내로 유입된 돈 가운데 수천만원이 백화점상품권 판매 업체에 지급된 사실을 파악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KB국민은행 검사와 관련, 검찰 등과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며 “서울 수서경찰서도 같은 사안에 대해 조사하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KB국민은행 도쿄지점은 최근 5년간 18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부당대출을 통해 수수료를 챙기는 수법으로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 국내로 들여온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권에서는 일본에서 흘러들어온 돈의 규모가 1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백화점상품권 등에 쓰인 수상한 자금의 규모가 현재 확인된 것보다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서울 수서경찰서도 KB국민은행 도쿄지점에 대해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지난 9월 KB국민은행이 도쿄지점장을 지낸 이모씨와 직원 2명을 검찰에 고발한 데 따른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 지휘를 받아 지난 9월부터 이들의 부정대출 및 횡령·배임 여부 등을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원 박세환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