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 때 미군이 불법 반출한 대한제국 국새 돌아온다

입력 2013-11-21 18:03 수정 2013-11-22 00:06


6·25전쟁 당시 미군이 덕수궁에서 불법으로 반출했던 대한제국 국새와 어보 등 인장 9점이 이르면 내년 6월 63년 만에 국내로 반환될 전망이다.

문화재청은 21일 미 이민관세청 수사국(HSI)이 지난 18일(현지시간) 샌디에이고에서 해당 문화재들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이 문화재들은 6·25전쟁에 참전했던 미 해병대 장교의 후손이 보관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문화재는 4개월 이상 걸리는 미 수사 당국의 몰수 절차를 거쳐 내년 6월 이후 국내에 반환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 반환이 성사되면 지난 9월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화폐인 호조태환권(戶曹兌換券) 인쇄 원판을 한·미 수사 당국 간 공조를 통해 되돌려받은 이후 두 번째 사례가 된다.

압수된 인장에는 대한제국 국새인 황제지보(皇帝之寶)와 1907년 제작한 수강태황제보(壽康太皇帝寶)가 포함됐다. 황제지보는 1897년 대한제국 선포를 계기로 제작한 국새로 고종황제의 자주독립 의지를 상징하는 ‘황제’ 칭호가 사용됐다는 점에서 총 13점의 고종황제 국새 가운데 역사적인 의미가 가장 크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수강태황제보는 1907년 고종황제가 수강태황제로 존호를 높인 의식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된 어보다.

이밖에 조선왕실에서 관리 임명에 사용한 유서지보(諭書之寶)와 준명지보(濬明之寶), 조선 헌종의 서화 감상인인 향천심정서화지기(香泉審定書畵之記), 조선왕실에서 사용한 우천하사(友天下士), 쌍리, 춘화(春華), 연향(硯香) 등의 국새와 인장도 압수 품목에 들어 있다.

문화재청은 HSI로부터 인장 9점에 대한 사진자료 등의 정보를 지난 9월 23일 제보받은 뒤 관련 기록들을 검토한 결과 조선왕실과 대한제국 인장임을 확인했다. 압수는 문화재청의 요청을 받은 대검찰청이 10월 21일 미 수사 당국에 수사를 요청하면서 이뤄졌다고 문화재청은 전했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