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끝인가… 2014년 中企 수출 5% 늘 듯
입력 2013-11-21 17:53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미국과 유럽에 수영복을 수출하는 A사에게는 올해는 정말 되돌아보기 싫을 정도였다.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수출을 해도 손에 남는 돈이 적은데다 경기 침체로 주문마저 줄어 곤욕을 치렀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부터 한 해도 마음 편한 적이 없었지만 최근 볕이 들고 있다. 세계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주문을 늘고 있어서다. A사 관계자는 “내년 수출은 20% 정도 증가해 올해 손실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내 수출 중소기업이 길고 긴 불황의 터널을 벗어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수출 중소기업 672곳을 대상으로 ‘2014년 중소기업 수출 전망과 정책과제’를 조사한 결과 내년 중소기업의 수출이 올해보다 5.0%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고 21일 밝혔다. 내년 수출 전망에 대해서는 ‘올해와 비슷할 것’(57.1%)이라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지만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도 31.1%를 차지했다. ‘줄어들 것’은 11.8%였다.
내년에 수출이 회복된다고 본 이유로는 선진국 경기회복(25.8%)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관련 산업 호조에 따른 수요증가(25.4%), 수출 제품 품질·이미지 상승(20.1%), 신흥국 경제 불안 진정(15.8%) 등이었다. 대한상의는 “올해 국내 수출 중소기업은 세계경제 부진에 따른 수요 감소, 수출시장 경쟁심화, 엔저 영향으로 고통을 겪었지만 내년에는 미국·유럽 등 선진국 경제 회복, 신흥국 경제 불안 진정, 관련 산업 호조 등에 따른 수요 증가로 수출경기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디스플레이를 제외한 모든 업종의 수출이 증가할 전망이다. 음식료·생활용품은 품질경쟁력이 높아진데다 신흥시장 공략에 성공하면서 10.8%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석유화학(9.5%), 정보통신기기(7.5%), 기계·정밀기기(6.6%)도 확대가 예상됐다.
특히 올해 수출단가 하락, 수입규제 강화로 어려움을 겪었던 철강·금속이 증가율 5.8%를 기록하면서 부진의 늪에서 빠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 조선·플랜트·기자재도 세계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로 4.2%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반면 반도체·디스플레이(-1.2%)는 PC시장 축소와 휴대전화 메모리 단가 하락, 공급 확대 영향을 받아 내년 수출이 올해보다 더 힘들어질 전망이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1본부장은 “세계경제의 불확실성과 수출시장 경쟁심화, 유가·원자재가 상승 등 불안요인은 아직도 남아 있다”면서 “정부는 수출 중소기업의 안정적 경영활동을 지원하는 정책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