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안드로이드에 안주 안해”… OS다각화 속도낸다
입력 2013-11-21 17:37
‘포스트 안드로이드’를 준비하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삼성전자 모바일 제품 소식을 전하는 블로그 삼모바일(sammobile.com)은 일본 이동통신사 NTT도코모와 한국의 이동통신사가 삼성전자의 타이젠(Tizen) 폰을 테스트 중이라고 21일 전했다. 타이젠은 삼성전자, 인텔 등이 공동으로 개발 중인 스마트폰 운영체제(OS)다. 타이젠 폰의 사양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고 사양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타이젠 OS가 구글 안드로이드보다 고사양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타이젠 폰 출시 시기를 함구해 왔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 타이젠, 윈도폰 등 ‘멀티 OS’ 전략을 공식화한 상황이어서 내년 상반기에는 타이젠 폰이 시장에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 힘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자사의 미러리스 카메라 NX300에 타이젠 OS를 탑재했다.
그렇다고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를 포기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안드로이드에서의 우위를 유지하면서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다른 OS도 병행하는 전략이다. 구글의 독주를 견제하는 의미도 있다.
삼성전자는 해외에서 ‘아티브(ATIV)’ 브랜드를 달고 윈도폰을 판매하고 있다. 윈도 OS를 탑재한 컴퓨터,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은 모두 아티브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다. 국내는 윈도폰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어서 출시를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조사기관 IDC의 3분기 스마트폰 OS 점유율 조사를 보면 윈도폰은 3.6%로 지난해 같은 기간 2%보다 1.6% 포인트 증가했다. 판매대수로는 156% 성장했다. 19개국에선 iOS를 제치고 2위를 기록했다. 핀란드에서는 3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전체 1위는 안드로이드로 81%였고 애플 iOS는 12.9%로 2위를 차지했다.
당장 윈도폰이 급부상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MS)가 노키아의 휴대전화 사업 부문을 인수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어 윈도폰의 점유율이 상승할 가능성은 높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건 10년도 채 안 되지만 OS의 부침은 심했다. 초기에만 해도 노키아 폰에 많이 사용된 심비안과 블랙베리가 대세였다. 심비안의 경우 한때 스마트폰 OS의 60% 이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애플이 iOS를 탑재한 아이폰을 내놓으면서 균열이 왔고, 구글이 안드로이드로 시장에 뛰어들면서 대세로 자리 잡아 현재의 구도가 형성됐다. 같은 일이 또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특정 운영체제에 종속되는 걸 피하기 위해 ‘멀티 OS’ 전략을 펴는 삼성전자와 달리 LG전자와 팬택은 당분간 안드로이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업체의 거센 도전에 직면한 이상 안드로이드에서 입지를 공고히 다지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에서다. LG전자의 경우 브라질에서 파이어폭스 OS를 탑재한 폰을 내놓기도 했지만 “특정 사업자의 출시 요구에 대응한 특별한 경우여서 당분간 다른 OS로 제품을 확대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