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목협 24차 열린 대화마당… “예언자적 외침 되찾을 때 교회와 사회 갈등 해소돼”

입력 2013-11-21 17:41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는 21일 서울 송월동 서대문교회에서 ‘제24차 열린 대화마당’을 열고 한국 교회와 사회의 갈등 해소 방안을 모색했다. 한목협은 교회가 갈등을 일으키는 주체에서 해결의 주체로 변화돼야 하며 이분법적 대립을 뛰어넘어 십자가 희생의 사랑과 상생의 가치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형은 성락성결교회 목사는 기조발제에서 갈등의 원인이 1970년대부터 형성된 이분법적 사고·신앙에 있다고 진단하고 교회가 사회를 향한 예언자적 외침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 목사는 “신앙과 신학에서 이분법적 입장은 집단 자체를 확장시키고 방어하는 데 도움 되지만 사회 전체를 이끌어 가는 통합적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다”면서 “특히 이분법적 사고와 신앙은 갈등의 원인을 구조적으로 그 안에 품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보수 근본주의 신앙을 골조로 하고 있는 한국교회가 70년대 양적으로 부흥할 때 사회적 공정성과 법치, 민주주의에 관심을 덜 가졌다는 아쉬움이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근래 들어 한국기독교장로회가 기장성을 잃고, 프로테스탄트 교단의 독특한 색깔이 무뎌진 건 큰 손실”이라고 말했다.

지 목사는 “민주화 운동 당시 가톨릭이 대단한 일을 했다고 하지만 사실은 로마 교황청과 국제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반면 기장 등은 맨 몸으로 순교적 자세로 희생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안타깝게도 한국교회는 그때의 예언자적 자세, 비판자적 관찰자 기능을 잃어버리고 거룩한 계시의 말씀에 대한 진정성마저 잃어버린 것 같다”고 지적했다.

지 목사는 70년대 한국교회가 받아들인 신앙과 신학. 세계관과 인생관, 가치관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근 교회에 쏟아지는 비판은 민주, 인권 이슈가 뒤로 밀리는 상황에서 성경적 가치관과 세계관에 근거한 법치적 민주주의, 상생의 시장경제, 인도적 인륜도덕 등의 이슈에서 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가려는 전망이 부족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면서 그는 “한국교회가 갈등의 주체에서 해결의 주체가 되기 위해선 견제와 균형, 조화와 공존, 사랑과 상생의 원칙을 지키며 그간의 신학을 재검토하고 차세대를 길러내는데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철 한국피스메이커 대표는 “우리는 하나님과의 화평과 다른 사람과의 화평을 같은 것으로 인정하고 다른 사람과 화평하게 사는 것을 하나님 섬기는 일로 이해해야 한다”면서 “씨앗을 심는 심정으로 한국교회가 갈등 해결의 성경적 원리를 가르치고 훈련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