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오브 라만차’ ‘맘마미아’ ‘베르테르’ 송년 무대 달구는 3색 뮤지컬
입력 2013-11-21 17:29
잔뜩 술 마시고 다음 날이면 기억도 안 나는 송년모임은 이제 그만! 뮤지컬 장르가 젊은 관객에게 깊숙이 뿌리내리면서 작심하고 즐기는 ‘뮤지컬 송년파티’가 인기다. 뮤지컬 관람료는 수만∼수십 만원. 만원 안팎으로 즐기는 영화와는 격이 달라졌다. 모처럼 색다른 ‘뮤지컬 송년모임’을 계획하고 있다면 예매를 서둘러야한다. ‘맨 오브 라만차’ ‘맘마미아’ ‘베르테르’는 특히 티켓 구하기 어려운 작품으로 꼽힌다. 각각 노랑, 파랑, 보라의 3색으로 다가오는 이 작품들은 주말, 성탄전야, 송구영신 밤의 경우 운이 좋아야 티켓 예매가 가능하다.
◇맨 오브 라만차=자신감과 낙천적인 태도를 갖게 하는 노랑색이 연상되는 작품. 1965년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스페인 작가 미구엘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를 각색했다. 신성 모독죄로 감옥으로 끌려온 세르반테스가 그곳에서 만난 죄수들과 함께 감옥 안에서 즉흥극을 하며 그동안 잊고 살았던 꿈과 희망을 그리는 이야기.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는 러시아 작가 푸슈킨의 시가 떠오르는 작품이다.
2005년 한국초연 이후 6번째 시즌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뮤지컬 팬 군단을 거느린 배우 조승우와 정성화가 주역으로 나서 기대감을 더한다. 내년 2월 9일까지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홀(1588-5212).
◇맘마미아=지중해 빛 블루. 색의 의미처럼 사랑의 신성함과 희망으로 가득한 무대다. 두 말 할 필요 없이 전 세계가 열광하는 뮤지컬. 세계적인 그룹 아바(ABBA)의 22개 히트곡을 엮어 만든 ‘맘마미아’는 1999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한 후 미국 브로드웨이(2001)를 비롯해 독일, 프랑스 등 45개국 400개 도시에서 공연해 5400만명에 달하는 관객을 동원한 히트작이다. 국내에서도 2004년부터 꾸준히 공연되며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이번 공연은 한국 최초 영국 오리지널팀의 방한이다. 그들로부터 ‘댄싱퀸’ ‘아이 해브 어 드림’ 등을 노래를 들을 수 있다. 모녀의 사랑, 가족애가 줄거리인지라 매회 모녀 관객이 절반 가까이 이른다. 26일∼내년 3월 23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1544-1555).
◇베르테르=약 240년이 되도록 식지 않는 사랑의 열병. 1774년 독일 대문호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원작이다. 사랑하면 안 될 사람을 사랑하는 베르테르의 눈빛은 외로운 빛, 보라다. 고독한 베르테르에게 사랑은 욕망이자 좌절이다.
그 우수어린 눈으로 베르테르를 소화할 인물은 임태경과 엄기준. 크로스오버 테너로 데뷔한 임태경은 최근 방송으로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엄기준은 2003년, 2006년에 이어 세 번째 베르테르를 맡는다. 그는 복잡한 주인공의 속내를 애절하게 드러낸다는 평을 받는다. 두 사람의 여인 ‘롯데’는 뮤지컬 ‘해를 품은 달’ 등에서 봤던 전미도, 오디션을 통과한 신인 이지혜다.
이 뮤지컬은 2000년 초연 당시 ‘베사모’(베르테르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팬 커뮤니티가 지금까지 이어질 정도로 마니아층이 두텁다. 12월 3일부터 내년 1월 12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1588-0688).
전정희 선임기자 jhj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