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에밀레종 비밀 등 다룬 소리공학 대중 교양서
입력 2013-11-21 17:19
배명진 교수의 소리로 읽는 세상/배명진·김명숙(김영사·1만3000원)
전남 보성의 70대 어부 오모씨는 2007년 여행 온 10대 남녀 두 명을 자신의 배에 태운 뒤 살해했다. 여성을 성추행하기 위해 남성을 먼저 바다로 밀어 숨지게 했고, 이어 저항하는 여성도 바다에 빠뜨렸다. 그는 같은 해 9월에도 자신의 배에 탄 20대 여대생 두 명을 같은 방법으로 살해한 혐의를 받았다. 자칫 미궁에 빠질 뻔했던 이 사건이 실체를 드러내는 데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한 것은 ‘소리’였다. 피해자가 119에 남긴 전화 녹음에 선박 엔진소리와 1.2초의 목소리가 섞여 있었던 것이다.
소리 분석 결과 녹음된 목소리의 공명이 오씨와 동일했고, 엔진소리 공명도 그의 선박과 같았다. 결국 오씨는 지난 2010년 대법원에서 사형 선고가 확정됐다.
당시 이 음성음향 분석 작업을 실시한 이가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장인 배명진 교수다. 바로 이 책의 공동 저자다.
배 교수가 같은 학교 언어학자인 김명숙 영문학과 교수와 함께 펴낸 이 책은 소리공학에 관한 대중 교양서다. 자연의 소리인 백색소음과 집중력의 관계, 발사 폭발음으로 분석한 북한 광명성 3호의 정체, 에밀레종의 비밀 등 소리와 관련된 주제를 흥미진진하게 다뤘다.
이기수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