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T맵은 어떻게 정확한 도착시간 알려줄까… 답 : 빅데이터
입력 2013-11-21 00:27 수정 2013-11-21 05:08
서울 송파구에 사는 최모(37)씨는 운전 때 항상 스마트폰에서 T맵 애플리케이션(앱)을 켠다. 잘 아는 곳을 갈 때도 T맵에 의지한다. 실시간 교통정보로 최적의 경로와 도착시간까지 예측해 주기 때문이다. SK플래닛의 T맵은 1700만명이 이용하는 국내 최대 모바일 내비게이션이다. 1개월간 T맵이 안내하는 거리는 20억㎞로 지구를 5만700바퀴나 돌 수 있는 거리다.
T맵은 어떻게 정확한 도착시간을 예측할 수 있을까? 빅데이터 활용에 답이 있다. T맵은 10년 이상 축적된 방대한 교통 정보와 시간, 날씨 상황까지 고려한 독보적인 ‘경로추천 알고리즘’을 갖고 있다. 또 기지국 기반으로 측정한 교통량과 택시·기업용렌터카 등을 이용한 실시간 교통정보도 반영된다.
빅데이터를 통해 ‘지름신’(쇼핑 충동)은 하루 4번 찾아온다는 분석도 있다. 빅데이터 전문가인 다음소프트 송길영 부사장이 지난 한 해 생성된 트위터 15억739만건을 살펴본 결과 ‘지르다’는 표현이 많이 언급되는 시각은 오전 11시, 오후 2시, 오후 9시, 새벽 1시였다. 송 부사장은 오전 11시와 오후 2시의 ‘지름’은 직장에서의 무료한 일과 중 틈틈이 쇼핑하는 사람이 많은 탓으로 봤고 오후 9시와 새벽 1시의 경우는 자신에 대한 보상 성격이 강한 ‘지름’으로 해석했다.
이처럼 분석 방법에 따라 소비자에게 뛰어난 예측 결과를 제공하거나, 소비자의 수요를 미리 파악할 수 있는 빅데이터를 마케팅과 신제품 개발 등에 적극 활용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LG전자 한국마케팅본부는 웹 게시판,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특정 제품에 관련된 소비자들의 주요 관심사 키워드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고객층을 발굴하고, 신제품·신기능을 구상하기 위한 검토 자료로 활용한다. 또 특정 광고 및 마케팅 캠페인 진행 시 온라인 반응을 측정해 마케팅 효과 측정에 반영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모바일 TV 서비스 이용고객의 서비스 사용패턴 및 통계를 분석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연령대별·성별 맞춤형 주문형 비디오(VOD) 콘텐츠를 제공한다.
유통업계에서도 빅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이 확대되고 있다. 이마트는 캠핑족들이 라면, 즉석밥, 소시지 등 일회용품 구매 빈도가 일반인보다 2배나 높다는 것을 빅데이터로 파악한 뒤 이들 상품을 가까이 진열해 매출을 높였다. 홈플러스는 회원카드인 훼밀리카드 사용 내역을 분석한 빅데이터를 이용해 고객들에게 관련 상품의 할인 쿠폰을 발송하고 있다.
빅데이터를 분석해 기업 경영에 활용하도록 돕는 사업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LG CNS는 SNS를 분석해 마케팅 등에 쓸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제공하고 있다. 이 플랫폼을 이용해 IBK기업은행은 온라인상에서 IBK기업은행이 실시한 이벤트, 신상품 등에 대한 고객 반응을 알아내고 있다. 대우증권은 소셜데이터를 통해 사람들의 관심사를 체크하고 금융상품 및 광고콘셉트에 어울리는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를 발굴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20일 “빅데이터는 활용 분야가 무궁무진한 디지털 자원이지만, 국내에서는 개인정보보호 문제와 맞물려 활용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며 “정부와 기업, 시민단체들이 모여 빅데이터의 투명성을 확보하면서 활용 범위를 넓힐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