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우면 함께 살자고 하겠지” 마음 빼앗으려… 부킹女 집 턴 도둑
입력 2013-11-20 17:50
20년 전 가구 사업에 실패하고 이혼까지 한 주모(49)씨는 삶에 의욕이 없었다. 자장면 배달도 해봤지만 금세 싫증을 느껴 그만뒀다. 이후 아파트나 주택을 돌며 빈집에 들어가 돈을 훔쳤다. 2009년 경찰에 붙잡혀 5년간 복역한 뒤 지난 8월 말 출소했다.
지난달 6일 주씨는 우연히 들른 서울 묵동의 나이트클럽에서 김모(44·여)씨를 만났다. 오랫동안 홀로 지낸 터라 김씨가 마음에 들었고 3차례 더 만나며 그가 서울 중곡동의 한 주택에서 혼자 산다는 걸 알게 됐다. 자신에게 큰 관심을 보이지 않던 김씨의 마음을 잡으려고 주씨는 작전을 세웠다. 김씨를 불안하게 만들어 “같이 살자”는 말이 나오게 하자는 계획이었다.
지난 7일 0시40분쯤 주씨는 절단기로 김씨 집 방범창살을 자르고 들어가 금목걸이와 반지 등 14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쳤다. “도둑이 들어 무섭다”며 자신에게 찾아올 줄 알았던 김씨는 이를 경찰에 신고했고 주씨는 김씨 집 앞 CCTV에 범행 장면이 찍혀 덜미를 잡혔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절도 혐의로 주씨를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주씨는 지난달 중순부터 이달 11일까지 경기도 광명·부천 일대 복도식 아파트 등의 빈집을 돌며 6차례 146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쳤다. 김씨 앞에선 금 도매업자 행세를 하며 훔친 진주목걸이 세트를 선물했다. 장물을 팔아 고급 등산용품을 사주는 등 김씨의 환심을 사려 빈집털이를 계속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