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만원 주면 논술도 대리시험”
입력 2013-11-20 17:50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고 대학별 논술 전형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논술 대리시험’을 제안하는 브로커들이 등장해 수험생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브로커들은 이미 고려대 논술시험(16∼17일)에서 5명을 대신해 시험을 치렀다고 주장하며 수험생들에게 접근하고 있어 경찰이 사실 확인에 나섰다.
20일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따르면 이들은 한 인터넷 게시판에 ‘논술 대리시험 봐준다’는 글을 올리고 연락해 온 이들에게 대가로 1500만원을 요구했다. 감독관의 의심을 피하려면 수험생이 안경 쓴 사진으로 신분증을 재발급받아야 한다고도 했다. 특히 “고려대 논술시험에서 아무 문제없이 5명이 대리시험을 쳤다. 대리응시자의 실력이 좋으니 합격은 걱정할 필요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의 신원을 파악해 부정행위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이에 수험생들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고3 수험생 A군은 인터넷 게시판에 “이런 사람들 때문에 우리가 떨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화가 난다”는 글을 올렸다. 다른 수험생 B군은 “이미 명문대생을 중심으로 대리시험 조직이 형성돼 있다고 들었다”며 “대학가에 대리응시자를 모집하는 전단지도 나붙고 있다”고 말했다.
고려대 측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고려대 관계자는 “우리 학교에서 대리시험을 쳤다는 건 그들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시험은 치르지 않고 돈만 받아 가로채는 사기 조직일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 물증이 없어 학교 차원에서 부정행위자 색출에 나서기엔 시기상조”라고 덧붙였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