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무는 대입 불신… 수능 세계지리 출제 오류 논란

입력 2013-11-20 17:49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정답이 없는 문제가 출제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수능 성적표 개별 통지(27일)를 코앞에 둔 상황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해당 문제는 사회탐구 세계지리 영역의 3점짜리 8번 문항이다. 유럽연합(EU)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대한 설명 4개 중 옳은 것만을 고르라는 내용이다. ‘A(EU)가 B(NAFTA)보다 총생산액 규모가 크다’는 ‘ㄷ’ 항목이 논란이 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ㄷ’을 옳은 설명으로 분류하고 정답을 ‘②ㄱ, ㄷ’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정부 발표로는 ‘ㄷ’ 항목은 잘못된 설명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NAFTA의 역내 총생산은 EU보다 커졌고, 2012년까지 격차가 더 벌어졌다. 이를 반영하면 옳은 설명은 ‘ㄱ’ 하나인데 선택지 가운데 ‘ㄱ’만 있는 것은 없다.

교육과정평가원은 “2011년 제작된 세계지리 교과서 2종(교학사·천재교육)과 EBS 교재에 근거해 출제했다”고 밝혔다. 또 “‘ㄴ’과 ‘ㄹ’이 명백히 틀린 설명이므로, 수험생은 ‘ㄷ’이 논란이 된다 하더라도 ②를 충분히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과서에 근거했다지만 실제와 달라 수험생들이 혼란을 겪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답 여부에 따라 등급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파장이 적지 않다. 바뀔 수 있는 통계를 활용해 문제를 만들었다는 점도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한 현직 교사는 “출제 오류”라며 “다른 보기가 틀렸다고 답을 고르는데 문제없다는 것도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학원에서 지리를 가르치는 한 강사는 “연도가 없다면 교과서 기반이라고 넘어갈 수 있지만 그림에 2012년도가 제시된 만큼 잘못된 출제”라고 말했다.

정승훈 황인호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