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돕기로 한국교회 재해구호 ‘업그레이드’
입력 2013-11-20 17:41 수정 2013-11-20 21:41
한국교회의 재해구호 활동이 슈퍼태풍 하이옌의 타격을 받은 필리핀 이재민을 도우면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개별교회와 교단, 단체가 경쟁적으로 구호활동을 벌이면서 중복해서 비효율적인 지원이 이뤄지고 사후검증에 소홀했던 과거의 사례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한국교회필리핀재해구호연합’은 20일 마닐라에서 필리핀교회협의회(NCCP)와 필리핀연합교회(UCCP)에 성금을 전달했다. 구호연합에 참여하는 김종생 한국교회희망봉사단 사무총장은 “한국교회는 필리핀 공교회를 통해 구호활동을 펼친다는 원칙을 세웠다”며 “피해상황을 적절히 돕기 위해서는 이들의 피해상황을 정확히 알아야 하므로 UCCP·NCCP와 연합해 이들의 필요를 파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사무총장은 “스웨덴 교회는 필리핀 교회와 논의해 태풍 생존자들의 트라우마 치유를 맡았다”며 “UCCP와 NCCP가 한국교회의 역할을 제안해오는 대로 함께 구호활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필리핀 교회와 연합으로 모금의 투명성도 보장할 수 있다. 김 사무총장은 “한국교회가 단일 창구로 모금하긴 어렵다”며 “창구는 다양하게 하되 정보를 공유해 한국교회 이름으로 지원하자는 게 우리의 계획”이라고 설명하고 “필리핀 교회와의 협력으로 지원금 중복과 누수를 줄이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 밝혔다. 또 그는 “UCCP와 동역하는 한국인 선교사를 모니터링단으로 위촉해 투명성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별도로 필리핀 구호 성금 모금을 벌이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의 안명환 총회장도 20일 성명을 발표, “총회에 구호헌금을 보내면 전달되지 않고 줄줄 샌다는 비난을 많이 들었다”며 “더 이상 이런 불미스런 일이 발생해서는 안되는 만큼 교단 산하 교회가 귀하게 보내주신 구호금은 다른 용처로 절대 사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예장합동은 2010년 아이티 지진 당시 약 29억원의 성금을 모았으나 당초 약속했던 사업에는 진척이 없는 상황에서 상당 금액의 성금이 소진돼 논란이 됐다.
필리핀 성금 모금에 나선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홍재철 목사) 관계자도 “소속 교단들과 함께 체계적이고 투명한 지원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지방 기자,마닐라=양민경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