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온라인몰 ‘헤쳐모여’
입력 2013-11-20 17:27
정보통신(IT) 기술이 발전하면서 유통업체의 닷컴(홈페이지)도 진화하고 있다. 닷컴 진화의 첫걸음은 다양한 형태의 유통 채널을 하나의 온라인 쇼핑몰에서 전부 다 볼 수 있도록 한 ‘통합 작업’이다.
롯데그룹은 최근 ‘E2(가칭)’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었다. 이 팀은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닷컴 롯데홈쇼핑 롯데하이마트 등 유통 계열사 관계자들로 꾸려졌다. 이들은 각각 운영하고 있는 쇼핑몰이 제대로 가동되고 있는지를 체크하는 것은 물론 각 쇼핑몰들이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수시로 쇼핑몰 현업 관계자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롯데그룹 측은 20일 “당장 온라인몰 통합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지만 유통업계에서는 계열사들의 닷컴을 통합하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유통 채널 간 경계를 허물기 위해 이미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의 통합 온라인몰 구축에 들어갔다. 하나의 홈페이지(SSG닷컴)에 접속하면 신세계몰과 이마트몰을 넘나들며 쇼핑할 수 있는 형태로 운영하겠다는 게 신세계그룹의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신세계몰을 이용하다 이마트몰에 접속하려면 별도의 인터넷 창을 띄우거나 새롭게 로그인을 해야 했다. 신세계는 온라인몰을 통합하면 백화점 고객을 대형마트로, 대형마트 고객을 백화점으로 유도해 구매 횟수와 금액을 늘리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SG닷컴은 올해 안에 오픈할 예정이다.
이미 닷컴 통합 작업으로 재미를 본 곳도 있다. 영국 최대 유통업체인 테스코는 닷컴 점포를 통해 유통 형태별 각기 다른 취급 제품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도록 했다.
테스코는 매장 사이즈에 따라 제품 취급 품목 형태와 개수가 다르다. 가장 큰 매장 형태인 엑스트라는 3만5000개, 그보다 작은 크기의 메트로는 2만개, 중형 슈퍼마켓 사이즈의 익스프레스는 4000개, 편의점 형태의 원스톱은 500여개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직장인이 많이 찾는 원스톱 매장과 가족 단위 고객이 많은 엑스트라 매장의 제품 구성도 차이가 있다.
그러나 4개의 매장 형태가 통합돼 있는 닷컴 점포에선 4만여개 상품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다. 폴 스미스 테스코 엔필드닷컴점 부점장은 “현재 테스코 전체 매출에서 온라인 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은 5%에 불과하지만 통합 시너지를 통해 매년 50%씩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현대홈쇼핑은 최근 홈쇼핑 업계에선 처음으로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합했다. 현대홈쇼핑이 독점 판매권을 갖고 있는 글로벌 캐주얼 브랜드 페리엘리스 상품을 홈쇼핑 방송과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론칭하면서 동시에 전국 200여곳에 위치한 베이직하우스 가두매장 판매에도 나섰다. TV 화면과 홈페이지에 의존해 상품을 구입하던 데서 더 나아가 실제 제품을 입어보고 구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