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욱 “원톱갈증 걱정마”… 홍명보號 2013년 3승3무4패 마감
입력 2013-11-20 17:25 수정 2013-11-20 22:56
“현재 대표팀의 경기 스타일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홍명보(44)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올해 A매치를 모두 마친 소감을 밝혔다. 지난 19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러시아와 평가전(1대 2 역전패)을 치르고 2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홍 감독은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는 힘과 경험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5개월 동안 ‘홍명보호’는 총 10번의 A매치를 치러 3승3무4패를 기록했다. 썩 만족스러운 성적은 아니다. 하지만 갈수록 전력이 탄탄해지고 있어 우려보다 희망이 더 크다.
‘홍명보호’의 출발은 불안했다. 7월 동아시안컵에서 일본, 중국, 호주를 상대로 2무1패에 그쳤다. 이후 8월 페루전에서 0대 0으로 비기면서 4경기 연속 무승을 기록하자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홍 감독은 조급해하지 않았다. 수비 조직력이 강하고 압박과 빠른 역습에 능한 자신의 팀을 만들어 갔다.
유럽파들이 가세하면서 ‘홍명보호’는 확 달라졌다. 9월 아이티전에서 4대 1 대승을 거두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이후 크로아티아(9월), 브라질(10월) 등 강호에 2연패를 당했지만 경기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결국 ‘홍명보호’는 10월 15일 말리전(3대 1 승)과 지난 15일 스위스전(2대 1 승)에서 잇따라 승리를 거두며 이기는 법에 눈을 떴다.
약점으로 지적됐던 공격력도 살아나고 있다. 초반 4경기 1득점에 그쳤던 ‘홍명보호’는 최근 3경기에서 6골을 터뜨리는 득점력을 과시했다. 손흥민(레버쿠젠)과 이청용(볼턴)은 대표팀의 확실한 ‘좌우 날개’로 자리 잡았다. 이근호(상주), 김보경(카디프시티)도 공격형 미드필더로 제 몫을 다했다. 부상 중인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이 가세하면 공격력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다만 최근 5경기에서 8실점한 수비진은 재정비가 시급하다.
출범 이후 계속 고민거리였던 ‘원톱 부재’ 고민도 장신 공격수 김신욱(울산·1m96)의 재발견으로 해결될 조짐이다. ‘헤딩만 잘하는 반쪽짜리 공격수’라는 편견에 시달렸던 김신욱은 스위스전에서 ‘원톱’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해 냈다. 특히 러시아전에선 전반 6분 머리가 아닌 발로 골을 터뜨려 홍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김신욱은 귀국 후 “대표팀에서 경기를 해 보니 상대가 크든 작든 우리가 유기적인 플레이를 펼친다면 상대가 오히려 우리를 어려워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스위스나 러시아도 그렇게 강해 보이지 않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내년 1월 대표팀을 다시 소집해 브라질과 미국에서 전지훈련을 할 예정인 홍 감독은 “해외파 선수들이 합류하지 못하기 때문에 국내 선수들을 위주로 누가 본선 경쟁력이 있는지를 시험하겠다”고 말했다.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