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한신 또 ‘양치기 소년’ 되려나… NPB, 오승환 신분조회 요청

입력 2013-11-20 17:25

해외 진출을 모색 중인 오승환(삼성)을 잡기 위해 일본 구단이 본격적으로 움직임이기 시작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일 일본프로야구를 관장하는 일본야구기구(NPB)에서 오승환의 신분조회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KBO는 이에 오승환이 현재 삼성 소속 선수이며 구단에 협상 의사가 있음을 알려줬다. 신분조회는 해외 구단이 한국 선수를 영입하기 전에 치르는 사전 절차다.

올해까지 28승 13패와 277세이브, 평균자책점 1.69를 기록하며 한국프로야구 사상 최고의 마무리투수로 활약한 오승환은 삼성에 3년 연속 통합 우승을 안기고 해외 진출 승낙을 받아냈다. 자유계약선수(FA)가 아닌 삼성 소속의 선수로 외국에 나가는 만큼 일본 구단은 신분조회를 요청한 뒤 삼성과 협상 테이블을 차려 이적과 임대 등 방식과 지불 금액 등을 결정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동안 오승환을 향해 가장 뜨거운 관심을 보인 일본 구단은 한신이다. 한신은 올해 9월 나카무라 가쓰히로 단장이 직접 한국에 건너와 오승환의 경기를 지켜보는 등 그동안 큰 관심을 기울여 왔다. 정규리그 막바지에는 오승환에게 줄 수 있는 연봉이 2년간 7억 엔(약 76억5천만원)이라는 구체적인 액수까지 현지 언론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대호 등 국내 정상급 선수들이 해외 진출을 선언할 때마다 ‘입질’만 하다가 철수하기 일쑤이던 한신은 이번에도 국내 구단에 이적료까지 지불해야 하는 부담에 주춤하는 눈치를 보이고 있다. 처음으로 오승환 영입을 위한 공식 절차인 신분조회가 진행되면서 한신이 또 ‘양치기 소년’이 될지, 이번에는 ‘큰 손’이 될 것인지 주목된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