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아웃] ‘슛도사’ 이충희의 사령탑 잔혹사 언제까지

입력 2013-11-20 17:25 수정 2013-11-20 22:58

이충희 감독이 이끄는 프로농구 동부가 연패 사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동부는 19일 원주에서 열린 2013∼2014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전자랜드에 71대 84로 패했다. 벌써 11연패다. 이로써 동부는 4승12패로 단독 꼴찌가 됐다.

동부는 지난달 22일 삼성과의 원정경기 때만해도 펄펄 날았다. 이날 동부는 김주성(2m5), 허버트 힐(2m2), 이승준(2m4)의 ‘트리플 타워’를 앞세워 20점 차 대역전승을 거두며 개막 3연승 후 2연패 위기에서 탈출했다.

하지만 동부는 이날부터 한 달이 다 되도록 단 1승도 맛보지 못했다. 도대체 동부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악몽은 지난달 25일 부산 KT에 94대 74로 대패하면서 시작됐다. 이날 동부는 김주성과 박병우가 나란히 부상으로 결장했다. 김주성의 결장은 치명적이었다. 다급해진 동부는 9일 창원 LG전에 김주성을 13분가량 투입했지만 3쿼터 후반 또 다쳐 코트를 떠났다. 이튿날 원주에서 열린 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힐마저 비골골절로 8주 진단을 받게 돼 트리플 타워는 사실상 허물어졌다.

지난 11경기를 되돌아보면 동부는 3쿼터까지 잘 버티다가 4쿼터에 한 번 흐름을 뺏기는 순간 실책을 쏟아내면서 자멸의 길을 걸었다. 이 패턴은 이제 동부의 습관이 됐다.

이충희 감독은 현역 시절 ‘슛도사’로 타의 추종을 불허했지만 감독으로서의 실력은 여전히 미지수다. 6년 만에 다시 지휘봉을 잡았지만 핵심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과 결정적인 순간에 실책이 나오는 불운에 시달리고 있다.

이 감독은 요즘 ‘악몽’에 시달린다. 오리온스 시절이었던 2007년 11연패를 당한 뒤 4승22패의 초라한 성적표로 중도 사퇴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동부는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강력한 우승후보였다. 11연패를 기록할 정도로 나약한 팀이 아니다.

비록 김주성과 힐이 전력에서 빠졌지만 박지현, 이광재, 이승준에 박병우, 김봉수 등 알토란 선수들이 버티고 있고 루키 3인방 중 두경민도 살아있다.

한편 SK는 20일 서울잠실학생체육관 홈경기에서 5연승에 도전한 오리온스를 78대 69로 꺾고 홈27연승에 성공했다. 인삼공사는 KT를 71대 65로 제치고 2연승을 달렸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