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갑맞은 DMZ… 2013년 최고의 한해
입력 2013-11-19 21:55
올 한 해는 남북한 분단의 상징인 DMZ(비무장지대)를 찾는 각계각층 사람들의 발길이 유례없이 잦았다. 경기도가 설치 60주년을 맞아 ‘DMZ 60년, 이제는 생명이다!’를 슬로건으로 연중 다양한 행사를 벌인 결과다.
DMZ는 1953년 7월 27일 체결된 6·25전쟁 정전협정의 산물이다. 그동안 전쟁, 분단, 대립의 상징물이 되면서 다소 어두운 이미지를 연상시켜 왔다. 하지만 도가 DMZ의 생태·평화적 가치를 국내외에 알리기 위해 노력한 결과 그 같은 이미지가 많이 해소됐다. 연 600여만명의 국내외 관광객을 유인하며 생명과 평화의 상징적 공간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경기도는 지난 5월 DMZ 일대 72.7㎞를 달리는 평화누리길 자전거대회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모두 10여개 행사를 개최했다. 가장 눈길을 끈 행사는 지난 7월 9일의 중국군 초청 행사였다. 6·25전쟁 때 참전한 중국 군인과 그 가족 등 9명이 사상 최초로 파주시 중국군 묘지를 찾아 헌화하고 한국군 참전용사들과 만났다. 이들이 서로 포옹하는 장면은 국내외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7월 25∼30일 해외 5개국 95명과 국내 160명 등 모두 255명의 참전용사가 DMZ를 방문한 일도 화제였다. 이들은 실향민, 북한이탈주민 등과 어우러져 통일을 염원하면서 감동을 연출했다.
8월 3일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열린 DMZ 세계평화 콘서트는 규모 면에서 단연 압권이었다. 2만여명이 행사장을 찾았고, 공연은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로 생중계됐다. 현재까지 80여만명이 콘서트 공연을 조회했다. 콘서트 전날에는 DMZ 내 유일한 부락인 대성동 마을에서 DMZ 설치를 기념하는 ‘회갑잔치’를 열기도 했다. 올해 행사의 대미는 10월 6일 평화통일마라톤대회로 장식됐다.
이처럼 다양한 행사를 연 성과에 힘입어 경기도는 내년도 DMZ사업 예산으로 올해 62억원보다 137% 증액된 147억원을 국비로 확보했다.
이성근 도 DMZ정책과장은 19일 “DMZ가 가진 분단과 대립의 이미지를 평화와 생명의 이미지로 바꾸고자 했던 당초 목표를 충분히 달성한 것으로 평가한다”며 “내년부터는 DMZ의 가치를 높이는 사업을 더욱 활발히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의정부=정수익 기자 sagu@kmib.co.kr